애매하게 받는 고난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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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5.04
2008-05-04(주일) 베드로전서 2:11-25 ‘애매하게 받는 고난’
어제도 아내는 넋 나간 사람처럼 하루 종일 슬퍼했습니다.
매일 아침 전화로 만나던 친정아버지는
말씀이나 남편보다도 믿고 의지하던 큰 기둥이었을 겁니다.
바람 불면 바람 분다고, 비 오면 비 온다고
눈이 오면 포장마차 무너질까, 손님 없을까 걱정 되어
자주 하는 게 멋 적으면 네 엄마가 시켜서 하는 거라시며
매일 아침 전화하시던 그 음성을 들을 수 없다 생각하니
세상이 막막하고 인생이 슬펐을 겁니다.
가장 사랑을 많이 받던 자신이
아버지 마음을 가장 많이 아프게 했다는 죄책감에 울고 또 울었습니다.
19. 애매히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하므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
남편 때문에 받는 고난도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하니
아내를 그렇게 만든 죄인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입이라도 닫기로 했습니다.
늦게 들어온 딸이 아빠의 생일 케익을 사왔습니다.
어릴 때는 송화 가루 날릴 때쯤으로 생일을 짐작했는데
음력 삼월 그믐이라 4 년에 한 번 씩 돌아오니
잊고 지낸 적이 많았고, 올해도 그랬습니다.
새벽 첫 시간에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예배드릴 때에
애매히 고난 받으며 살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 앞에서
못난 남편이, 못난 아빠가 하나님 앞에 매일 회개하며
구원의 참 뜻을 마음에 새겨
거듭난 삶을 살겠노라, 다짐을 했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 삼천 번을 회개하기에
이 땅의 남은 연한이 모자라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나그네와 행인 같은 삶을 사는 인생에서
우리를 소중한 가족으로 묶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그저 입이라도 닫고 살게 해달라고
모자란 입에서 온유한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때까지
입 닫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고, 내 생각 강요하지 않게 해달라고
아버지께 간절히 빌었습니다.
애매하게 받는 고난 때문에
하나님을 더 생각할 수 있게 해주신다면
그래서 아내와 아이들이 내 죄를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준다면
그건 하나님이 내게 주시는
가장 큰 은혜의 선물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