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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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4.12
2008-04-12(토) 출애굽기 10:21-29 ‘유레카!’
며칠 전, 일부러 시간을 내어
하루 종일 손님이 넘치는 어떤 음식점에 가보았습니다.
오후 3시, 손님이 없는 이 시간에는
대부분의 업소에서 직원들이 늦은 점심을 먹거나
잠시 쉬면서 저녁 장사 준비를 하는 게 보통인데
비가 오던 그 날, 그 가게에는 여전히 빈자리가 없었습니다.
그 업소는 목이 좋은 것 외에는
가격, 인테리어, 직원의 서비스 등, 어느 것 하나 특별한 게 없었지만
맛을 보고나서야 손님이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기본이 2 인분으로 세팅된 그 집의 대표 메뉴 한 접시를 다 먹도록,
묘하게 당기는 그 맛의 비밀을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날 밤, 잠자리에 들어
불 꺼진 방, 눈을 감고 어두움에 정적을 더한 상태에서
온 정신을 집중한 끝에 한 가지 재료를 생각해냈고
어제 장을 보며 그 재료를 사다가 재연을 해보고
나는 외칠 수 있었습니다. 유레카!
바로 그 맛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먹을 때 깨달아지지 않던 맛의 비밀이
어두움 속에서, 혀 끝이 아니라 머리로 깨달아졌다는 게 신기했는데
오늘 본문을 묵상하며 그게 깨달음의 원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깨달음은 눈을 통해, 촉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오히려 영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깨달음의 과정을 거쳐 순종에 이르게 하시려고
바로에게 이적을 행하시며 보여주고 만져보게 하셨는데도
바로의 강퍅한 마음이 변하지 않음에
돌이킬 마지막 기회를 남겨놓으시고
택하신 방법이 흑암 재앙이라 생각됩니다.
흑암 속에서, 흑암보다 더 짙은 자신의 죄를 보기 원하시며
바로에게, 그리고 바로보다 더 강퍅한 나에게
흑암을 허락하시는 아버지 하나님!
머리로 깨닫게 하셨으니
이제 흑암 속에서 마음으로 느끼기 원합니다.
흑암보다 더 짙은 아버지의 절망을 가슴으로 체휼하기 원합니다.
어두움이 짙으면 새벽이 온다는 세상의 격언을
구속사로 다시 깨닫기 원합니다.
유레카! 깨달음의 기쁨과 은혜를
생업의 현장에서, 마음에 임하신 아버지 나라에서
매일 맛보고 누리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