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21일 목요일
누가복음 22:47-53
“배신의 입맞춤”
시험에 들지 않게 기도하라는 말씀을 하실 때였다. 한 무리가 저만치서 걸어오고 있었다. 열둘 중의 하나인 유다가 앞장서 있었다. 그는 습관을 따라 밤이면 주님께서 기도하시던 곳이 어디인지 알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잠든 밤이었다. 사랑하는 제자들마저 슬픔 속에 잠든 밤이었다. 그때 어둠을 밝히는 횃불과 함께 잠 못 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대제사장 무리들이었다. 자신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다.
잠을 이룰 수 없던 또 한 사람, 유다였다. 지난 삼 년 동안 수많은 기적을 바라보았다. 분명하게 도래할 하나님 나라를 기대하고 있었다. 다윗의 왕권을 가지고 외세를 몰아내고 진정한 독립국가가 꿈이었던 유다였다. 그런데 그 꿈이 무너지고 있었다. 유월절 어린양이 되시기 위해서 자신이 죽어야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동의할 수 없었다. 지난 삼년 동안 모든 것을 포기하고 따라다니며 꿈꾸었던 민족해방의 날이었다. 그 날이 허무하게 끝장난다는 사실을 받아드릴 수 없었다. 사랑이 변하면 증오가 된다고 했던가? 그는 또 하나의 절망 앞에서 예수를 팔기로 작정한 것이다.
갈등이 있었다. 입맞춤을 신호로 예수를 체포하기로 작정한 유다가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주님께서 유다를 향해서 말씀하셨다.
”예수께 입을 맞추려고 가까이 하는지라 예수께서 이르시되 유다야 네가 입맞춤으로 인자를 파느냐 하시니” 48절
이것은 주님께서 유다에게 돌이킬 기회를 주시기 위한 마지막 사랑이셨다.
배신의 입맞춤이었다. 그때 제자 중 한 사람이 칼을 휘둘렀다. 요한은 베드로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대제사장의 종이었던 말고의 귀를 잘랐다. 베드로의 이같은 행동은 죽음도 불사하겠다고 공언했던 자신의 말과 일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베드로를 가로 막으셨다. 이것까지도 참으라고 하셨다. 오히려 말고의 귀를 만져 다시 붙이는 기적을 행하셨다.
가나 혼인잔치에서 첫 기적을 행하셨던 주님께서 이 땅에서 마지막으로 행하신 기적이었다. 결핍을 채우셨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잡으러온 자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셨던 말씀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계신 것이다.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나의 나라는 칼로 세우는 나라가 아니다. 사랑으로 세우는 나라이다. 죽음으로서 다시 사는 나라이다. 말씀으로 세우는 나라이다. 기도로 지키는 나라이다.
오늘밤 감람산에서 예수님을 판, 또 다른 유다는 멀리 있지 않다. 교회 내에 있다는 사실이다. 믿는 자들의 공동체일 수도 있고, 바로 내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깨어 있으셨던 예수님은 기도하셨다. 잠들었던 제자들은 실패하였다. 자신의 목표가 멀어지자 번민 속에 깨어 있었던 유다는 예수를 팔았다. 그는 멸망의 길로 치달았다. 우리는 오늘 두 가지 갈림길에 서있다. 기도하여 깨어 있을 것인가? 나의 목표를 위해서 주님을 가로막고 죄 가운데로 행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