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졸한 내가 문제가 아니라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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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4.04
2008-04-04(금) 출애굽기 5:22-6:13 ‘옹졸한 내가 문제가 아니라’
12시를 넘긴 오늘 새벽에,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목장의 어느 형제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크게 반가운 마음이 없어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했다는 그 형제에게
나도 그랬다는 빈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꼬박 서서 일해야 하는 생업의 현장에서 힘든 하루를 보내고
형제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 전화했다는 그 지체에게
지극히 사무적인 태도로 무덤덤하게 몇 마디 안부를 묻고는
주일에 보자며 전화를 끊고 집에 오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심야 목장을 생각하여 건의했던 게 그 형제 때문인데
요즘 그 형제를 볼 때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초신자인 그 형제의 구원을 바라는 내 마음은 변함이 없지만
백지 상태인 그 마음을 온전히 하나님께 의뢰하지 못하고
내가 직접 그려 넣으려 했던 게 너무 많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선한 삶을 닮기 위해 예수 안에 거해야 함에도
나는 보여줄 삶도 없으면서 그에게 선해지기를 강요하다가
그가 변하지 않는다고
스스로 상처 받아 그를 정죄하고 있었음이 깨달아짐에
그를 힘들게 하는 사단의 압제에서 구해주실 분은
오지 하나님 뿐이심을 잠시 잊고, 그 일을 내가 하겠다고 나섰다가
예견된 실패를 경험하곤, 모든 책임을 그에게 돌려
그에게 실망하며 정죄하기에 급급했던 것임을 고백합니다.
강퍅한 자기 백성들이 자신을 향해 저주의 말을 퍼부을 때
모세는 그 백성에게 화를 내거나 원망하지도,
자신의 힘으로 그들을 설득하려 하지도 않고
오직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그들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무능을 탄식하며 애통함으로 부르짖어
마침내 하나님으로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말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도 하시지 않은 말씀을 응답으로 받습니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나는 여호와로라’(6:2)
그러나 나는 내가 그리려던 그림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물감을 내 던지고 도화지를 구기려 했음을 고백합니다.
옹졸한 내가 문제가 아니라
깨닫지 못하여 어리석은 내가 문제였습니다.
내가 내 입으로 전하던 말씀의 참 뜻을
내가 몰랐음을 고백합니다.
그 형제를 정죄하며 나의 의와 경험과 지혜로 권면하려 했지
하나님 앞에 그 형제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아뢰며
그 형제의 구원을 위해 애통함으로 빌지 못했음을 고백합니다.
모세의 탄식을 들으시고
더 큰 위로와 언약의 말씀을 주시는 하나님을 묵상하며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내 스스로 하려 하던 모든 일을 내려놓고
구원의 애통함으로
오직 아버지께 간구하는 일임을 깨닫게 해주시니
나의 욕심과
소망으로 착각한 야망을 아버지 앞에 다 내려놓고
나의 부족과 무능함과 연약함을 아버지 앞에 고백하며
형제의 구원을 위해 탄식으로 부르짖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