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11:15~24
며칠 후면,
친정엄마가 동생 집으로 가십니다.
그런데 2개월 마다 자식들 집을 옮겨 다니는 자신이 초라해 보였는지,
"여자 나이 88세면 이제 살 만큼 살았는데,
하나님께서 왜 안부르시는지 모르겠다며.." 푸념을 하십니다.
그러면서,
요즘은 아파트에서 떨어지거나,
약을 먹고서라도 죽고 싶다고 하십니다.
그 말을 듣고 겁이 난 저는,
"엄마가 하나님을 이기려 한다고,
여기저기 다닐 자식들 집을 주신 것도 감사한데 왜 감사드리지 않냐고,
엄마 모시는게 힘들어도 자식들 중 누구도 엄마 돌아가시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고.
지금껏 수많은 역경을 헤쳐오고, 누구보다 하나님을 의지하신 분이,
어떻게 그런 말을 입에 담을 수 있냐며..믿음이 없다고.." 엄마에게 퍼부었습니다.
사실 저의 이런 말들은,
혼자 계실 형편이 안되면서 요양원 가실 결단은 못 내리고,
자식들 집에 다니는건 불편해 하는 엄마에게 화를 낸 것이었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하루종일 빈 집을 지키는 삶이 얼마나 외로운지.
자식들 집이 얼마나 불편하고 눈치 보이는지.
대쪽 같은 자존심에 요양원 가는게 얼마나 겁나는지는,.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그냥..
"엄마 많이 힘드시구나..엄마 힘들지..잘 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하면 좋았을 것을,
놀란 마음에 엄마를 더 힘들게 할 말만 지껄여댔습니다.
저는 이렇게,
언제 가슴을 치고 울어야 하는지..
언제 피리에 맞춰 춤을 춰야하는지..분별하는 지혜가 없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오늘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엄마가 "하나님 아버지 그런 말을 입에 담아 죄송해요..용서해 주세요.." 하고 회개를 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엄마에게 퍼부었는데,
엄마는 딸의 말을 듣고 회개를 하셨으니,
오히려 엄마가 저 보다 지혜로우셨던 겁니다.
앞으로도 엄마에게 따뜻한 말,
따뜻한 음식으로 더 잘해 드릴 능력은 없습니다.
그러나 천국을 소망하는 노인이라 해도,
쇠해져 가는 육체를 안고 살아가는게 얼마나 외로울지,
얼마나 고독할지는 잊지 않고 싶습니다.
돌아가신 후,
엄마의 쩌렁쩌렁한 기도소리를 그리워 하기 전에,
딸의 아픈 곳에 손을 대고 눈물로 기도드리던 그 손을 사무치게 그리워 하기 전에,
엄마의 마음이라도 알아드리는 딸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