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예배마치고 집에 돌아와 외식을 하자는 아들의 말에 따라
저녁 식사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들이 할인쿠폰을 가지고 있다는 식당은 하기휴가로 문을 닫아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대화중에 낙심하여 교회 나오지 않고 있는 아들이 기독교에 대해 반론을 펼치자
속부터 끓어오릅니다. 마음이 흥분하니 올바른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 마태복음10장16절
‘뱀처럼 지혜롭다’라는 말은 고대 중동의 몇몇 문화권에서
‘신중하고 분별력 있다’라는 뜻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속담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움’이 순박함을 결여하게 될 때 그것은 쉽게 교활함으로 타락할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사명을 감당해야 하는 제자들은 지혜로워야 하지만,
약삭빠르고 이기적이지 않기 위해 비둘기같이 순결해야 했습니다.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고 하신 말씀은
성도로써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로 두고두고 되새겨야할 말씀인 것 같습니다.
이 말씀을 대하니 지혜롭지 못한 자신의 행동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지혜를 방해하는 것이 분이요 충동인 듯싶습니다.
내 자신이 침착해야 올바른 생각을 하게 되고
모든 일에 차분히 대처하며 지혜를 발휘할 듯 싶습니다.
그러나 나는 쉽게 흥분하고 내 기분대로 행동해 버립니다.
그러니 올바른 대화가 될 수 없습니다.
어제의 아들과의 일도 차분히 대처해야 하는데
나름 열심히 신앙 생활한다고 하는 나에게 종교적 가치를 논하며
세상이 변하니 종교의 가치관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들의 말이 나를 쉽게 흥분하게 한 것 같습니다.
내 기분대로 표현하면 오랜만에 나선 외식 길의 분위기가 깨어질 것 같아
‘됐다. 그만하자.’로 마무리했습니다. 이것만도 양호해진 일입니다.
우리들교회의 양육이 없었다면 ‘아빠가 옳다면 옳은 줄 알아.’라고 윽박지르며
분을 내다 결국 식사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요일에 올린 큐티 나눔의 연속된 일도 있습니다.
“회장이 밥을 한번 사봤냐? 뭘 했다고 회장이래?” 라고 항변하는 회원과
결국 전화로 다투고 나서 한일은 사진회의 홈페이지지에 회장을 사임하는 글을 쓴 것입니다.
이미 나는 그 회원과의 전화 다툼으로 마음이 몹시 흥분되고 이성을 잃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어 회장을 했냐? 회장을 하면서 그만큼 했으면 됐지. 나 없이도 잘 해봐라’하는
생색이 올라와서입니다.
주일 아침, 그 회원이 사진회 밴드에 또 글을 올렸습니다.
다른 블로그의 글을 링크시켜놓았는데 그 내용이 은근히 내가 다른 사람의 잘됨을 시기해서
사진전을 방해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다시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리며 흥분이 됩니다.
이러다가 교회 가서도 은혜는커녕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다시 전화하고 싶은 마음을 억제 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차분해지는 시간에
이제 그만하자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랬더니 밥 한 번사고 감정을 훌훌 털어 벌이라는
댓글이 올라옵니다. ‘허~’하는 쓴웃음만이 나왔습니다.
오늘 월요일 아침, 그 회원이 또 다시 글을 올렸습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초나라 장왕의 이야기인 절영(絶纓)고사입니다.
춘추시대 초나라 장왕이 신하들을 위로하기 위하여 연회를 베풀고, 주연을 즐기고 있는데,
광풍이 불어 촛불이 모두 꺼져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어둠 속에서 왕의 총희가
누군가 자신의 몸을 건드리는 자가 있어 그자의 갓끈을 잡아 뜯었으니
불을 켜면 그자가 누군지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고하였는데
장왕은 촛불을 켜지 못하도록 하고는 신하들 모두에게 갓끈을 끊어버리고
여흥을 다하게 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3년 후 전쟁에서 불리한 전황이었지만 한 장수가 죽기를 무릅쓰고
분투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3년 전의 연회 때 술에 취하여
실수 한 것을 왕에게 용서 받은 장수가 그 은혜를 갚은 것이라고 합니다.
그 장수가 자신을 뜻하는 지 나를 지칭하는지 모르지만
글의 끝에 어떤 경우라도 사람을 잃지 말라고 덧붙여 놓았습니다.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고 그 지혜는 여호와께서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지혜의 반대는 어리석음입니다.
그러니 이 말씀은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라는 말씀으로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자신의 정욕과 생각으로 행동하는 나 같은 사람을 의미하겠죠?
곰같이 미련하고 수탉같이 급해서
전혀 지혜롭지 못하고 순결하지 못한 자신을 회개하는 아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