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모바일 커뮤니티인 밴드에 접속하자
삭제된 댓글이 잠시 보였다 사라지는데 그 문구가 나를 자극해 왔습니다.
“회장이 뭐 하는 건데…….
뭐 한 일이 있다고 회장이냐…….
밥도 한 번도 안사면서 회장이냐…….”
그 글을 보면서 손이 떨려왔습니다.
이 일은 오전 내내 내 마음을 흔들어 놓고 말씀묵상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예수께서 그의 열두 제자를 부르사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시니라”
- 마태복음 10장1절
예수께서는 나를 따르라는 말씀으로 세상 적으로 초라하기 그지없는 어부와 세리,
또 예수를 팔자를 제자를 부르시고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십니다.
나도 세상 적으로 참으로 별 볼일 없는 빚지고 환란 당한 자입니다.
그런 나를 자녀 삼아 주시고 작은 직분을 주시고 주님의 일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남보다는 말씀에 바로 서는 자가 되어야 하고
추수할 일꾼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몇 년 전 부터 나는 사진 모임에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다수의 지지를 받아 회장에 선출된 것이 아니라 몇 년 전 개최된 총회에서
회장후보가 없어 임원진 구성이 어려워 회의 존속여부가 불투명해지려 하였습니다.
그 모임을 사랑해 왔기에 모임이 해체되는 위기가 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나는
회장직을 자원하게 되었고 임원진을 구성하여 2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제 다른 분에게 회장직을 인계하고 물러나야 하는데
총회의 성원이 되지 않아 총회가 무산되었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회장직을 유임하여 회를 운영하여야 했습니다.
지난 3월, 사진회의 모태가 되는 사진잡지사에서 전시할 공간을 마련해 줄 테니
그룹전을 계획해보라고 제안해 주셔서 몇몇 회원이 주축이 되어
시월에 전시하기로 하고 준비 모임을 가져왔습니다.
문제는 지난 모 회원의 개인전 오프닝 날입니다.
그룹전 소식을 들은 다른 회원이 자신도 참여하게 해달라고 졸라 온 것입니다.
준비기간도 짧은 데 안 될 일이라고 하였지만 함께 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 문제가 그룹전 모임 밴드에 논의 되었습니다.
나는 애초에 6인전 계획이니 6인전으로 진행해야 하니
그 회원과 함께 하려면 내가 빠지겠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전시 준비 비용이 사진프린트나 액자제작비 등의 몇 십만 원이 되는 경비 마련이
만만치 않아서 이차에 전시를 포기하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전시에 미련이 남고 돈 걱정하면서 작품 활동을 포기해야하는
지질한 자신이 싫어서 은근히 꼬인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에 대해 전체의견을 위해 투표를 하느니
한사람 추가하면 어떠냐고 하며 내 의견에 시시콜콜 반대해 온 한 회원이 있었습니다.
그럼 당신이 회장해서 진행하라는 내 글에 대해
그 회원이 “밥도 안사는 회장…….” 운운한 것이었습니다.
댓글로 감정을 주고받다가 결국 전화 통화하여 언성을 높이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참가 안하기로 했으면 그냥 빠져버렸으면 끝났을 일을,
또 너그러이 그 회원을 참여시키고 같이 전시하자 하면 되었을 일을,
세상적인 욕망과 그것에 맞춰지지 않는 현실로 인한 삐뚤어진 마음이 이런 일을 초래했습니다.
오늘 제자들에게 주님은 사명 감당하기 위한 권능을 주십니다.
작은 직분을 받았으니 나에게도 주신 사명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세상을 향한 내 욕심으로 인해 가려져 있습니다.
주님의 일보다는 내 명예를 위한 세상의 화려한 일에 마음이 팔려 있습니다.
지워진 댓글의 “밥도 안사는 회장”에 “그래, 나는 밥 한 번 산 일 없어” 하며 옳소이다가
되지 못하고 발끈하여 손이 바르르 떨리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아직 나는 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나는 어느 일을 쫓고 있는지를 돌아보면서 내 자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목자 맞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