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질척한 아침입니다.
어제나 다름없이 출근길은 만원입니다.
비로 인한 눅눅한 습기와 사람에게서 나는 체취로
별로 기분 좋지 않은 공기를 호흡하면서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습니다.
내리는 비로 차창은 얼룩지고 앞서가는 차량의 라이트가 번져 보이는
젖은 도로를 달리는 차의 속력이 굼뜨기만 합니다.
다소 불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그래도 손 모아 주님께
"오늘도 일하게 해주심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사는
하루되게 해주시옵소서." 기도드립니다.
"열두 해 동안이나 혈루증으로 앓는 여자가
예수의 뒤로 와서 그 겉옷 가를 만지니
이는 제 마음에 그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 함이라"
- 마태복음 9장20,21절
오늘 본문은 야이로의 죽은 딸과 혈루증 여인을 고치신 말씀입니다.
혈루병 앓은 여인은 12년 동안 피를 흘리고 고통을 당했었습니다.
혈루병은 문둥병과 같이 부정한 병이기 때문에
집에서 쫓겨나서 혼자 격리된 생활을 살아야 했습니다.
열 두해동안 병을 치료하고자 재산을 다 탕진하고 이제는 절망밖에 없었습니다.
왜, 나는 버림받았나? 왜 하나님은 나를 버리셨나 하는 원망과 불평밖에 없었습니다.
혈루병 앓은 여인은 예수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속에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의 옷자락에 손만 대도 살겠다. 나는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옷자락이라도 만지면 자신의 병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혈루증 여인의 믿음은 주님 앞에 나와 고하지 못하고
주님의 옷자락을 만진 아주 미약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 믿음을 귀히 여기시면서 육체적 질병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영적 질고와 억압 상태로부터 벗어나게 하십니다.
밤새 비가 내리고 또 계속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평소보다 손가는 일들이 많습니다.
또 건물이 오래되어서 물이 새는 곳도 있습니다.
여기저기 잔일을 처리하고 복사기 위의 천정 누수로
복사기와 복사지를 이동시키고 옥상부분의 누수된 곳을 처리 했습니다.
일하다 보니 눅눅한 날씨에 땀은 흐르고 끈끈해진 몸에 기분 안 좋습니다.
시간의 여유도 마음의 여유도 없으니 큐티가 잘 될 리가 없습니다.
큐티 책만 들었다 놨다하다가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어제까지 썼던 작업도구의 행방을 직원에게 물으니 ‘나는 모른다’로 일관 합니다.
또 금방 썼던 도구를 어디둔지 모르겠다고 찾으러 다니는 직원도 있습니다.
날씨로 인해 생긴 안 좋은 기분에 이런 직원들의 행동이 참아왔던 화를 불러옵니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화가 끓어올라 폭발하기 직전입니다.
직원에게 큰소리로 뭐라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눌러 참았습니다.
“별일도 아닌데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쿨하게 넘어갈 일을
괜히 얼굴을 붉혀대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화내지 않을 일에도 화를 낸다.'고 하는 아내의 말처럼
나는 별거 아닌 일에 화를 내는 사람, 한마디로 작은 모기에게 칼 빼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화가 나면 참지 못하고 행동으로 표현해야하며 화를 내고 난 후에는
자기비하에 빠져서 자신을 폄하하고 ‘내가 뭐 그렇지…….’ 하면서 우울해합니다.
이러한 나의 고질적인 화내는 버릇이 여인이 앓던 혈루병같은
고질적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또 나의 화내는 버릇을 그 근원을 주님이 마르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치유를 위한 기도도 해 본 일이 없습니다.
병을 자각해야 치료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먼저 나의 병을 바로 알게 하시고 그 치유를 온전히 주님께 의탁할 수 있도록
어리석은 죄인에게 작은 믿음을 허락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길동생태공원의 작은 습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