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가 그칠 때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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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3.23
2008-03-23(주일) 누가복음 24:1-12 ‘이 비가 그칠 때쯤’
몇 번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으니
무안하기도 하고 은근히 화도 나서
전화기를 잡고 망설이다가 그냥 닫았습니다.
목장에 처음 나오던 날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던 지체가
무슨 일로, 저번 주 목장에 빠진 이후 연락 불통입니다.
초신자인 그가 처음 목장에 온 이후
예배에 참석할 때마다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며
말씀을 깨달아 가는 재미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치 그의 변화가 목자인 내 공로인 양 흐뭇했는데
그가 목장에 안 나오고, 전화를 안 받으니
그의 사정을 살피고 아픔을 함께 하려는 마음이 들기보다
마음으로 섬기지도, 잘 해준 것도 없으면서
받아야 할 대접을 못 받는 것 같은 서운한 마음과
그가 나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옹졸한 생각까지 들어
마음이 편치 않음을 고백합니다.
구원의 애통함이나 하나님의 열심이 아닌
생색내고픈 마음과 내 열심으로 요동하는
아직도 많이 부족한 내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긍휼히 여겨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먼저 구해야 하는데
내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고 내 감정만 앞세우니
그에게 해줄 위로의 말을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성령의 지혜로 얻을 수 있는 마땅한 말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불편한 마음으로 밤길을 달려 집으로 올 때 내리던 비가
부활의 주일 아침,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있습니다.
이 비가, 형제의 시든 영을 살리는
생명의 단비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 형제도 이 비를 맞으며
함께 이루어갈 구원을 위해 맺어주신 공동체의 소중한 나눔과
한 성령으로 깨달은 말씀의 교훈을 기억하고
나를 위해 죽어주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인생의 어떤 중요한 문제도
구원보다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기를 원합니다.
왜 예수님이 나를 위해 죽으시고
약속대로 부활하셨는지를 묵상하며
한량 없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회복하기 원합니다.
말씀 안에서 하나 된 형제의 위로와 중보가
내리는 비와 함께 그의 마음을 적실 수 있기를 소망하며
부활하신 주님의 긍휼히 여겨주시는 은혜가
그 형제의 마음을 누르는 바윗돌을 들어내는 역사로 이어져
욕심으로 잉태된 인생의 문제로부터
그 형제를 자유롭게 해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그 형제에게 닥친 사건이
구원의 관점에서 해석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 비가 그칠 때쯤
그 형제의 마음도 말끔히 개어
시든 영과 육이 살아나는 부활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우리 삶의 주인이신 아버지께 간절히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