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설하자니...안 하자니...
작성자명 [순정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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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3.22
해마다 수난 주간이 오면 년중 행사처럼 십자가의 주님을 맞이할까
그것이 나는 제일 두렵습니다
내가 가장 슬플 때는 영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와
무슨 설교를 들어도 마음의 파문이 일지 않을 때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생각해도
특히 십자가 상의 주님을 생각해도
숙연해지지 않거나
또한
무수한 차량들이 쏜살같이 지나가듯
말씀을 읽어도 어느 귀절 하나 내 앞에서 멈추지 않고
순식간에 그 수많은 말씀들이 내 망막만 스치고 내 맘속에 들어 오지 않을 때
나는 너무나 슬픕니다
그런 날들은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아
사는게 갑절로 버겹습니다
오늘 성 금요 예배를 드리고 밤 11시 20분경에 집에 오니
대학 기숙사에 있던 울 막내 아들이 부활절 연휴를 맞아 집에 와 있더라고요
에미를 보자 마자 밥을 달라 합니다
에미 얼굴이 밥으로 보이는 것이지요
나는 하나님 얼굴을 보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싶네요
나 역시 내가 가장 굶주린 것을 해결 해 줄 수 있는 얼굴로 떠올리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고 울 하나님께서 나를 야단치실까
내가 아는 하나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나는 밥 달라는 아들에게 짜증부터 부립니다
엄마가 이른 아침부터 큰 가게 갔다
작은 가게 갔다 양쪽 다니며 박시게 일하다
헐레 벌떡 성 금요 예배를 드리고 왔는데
잠시 쉬지도 못하고 또 부엌에 들어가 일을 해야되니?
좀 알아서 먹어라
아이 참 엄마(울 아들은 한국 말을 이런 식으로 해요)
알았어요
들어가 쉬세요
아니다
엄마가 국수 삶아 먹을 때마다 네가 옆에 와서
찬 물에 갓 헹군 국수를
손가락으로 맛있게 집어 먹던 네 모습이 늘 생각 났었는데
이 참에 엄마가 후다닥 국수 삶아줄께
모처럼 집에 온 아들 국수 삶아 주고 컴 앞에 않으니 밤 12시 너머 새로 한시가 다가오네요
무슨 힘 있어
자판기를 두드릴까 싶은데
울 큐티엠들가운데 역사하시는 성령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동과 지혜와 영감에 의지해
올 한해 수난 주간을 보내며 생각했던 두가지를 묵상해보고자 하네요
첫째는 무리들이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고함 지르자
나는 이 사람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겠노라며 빌라도가 예수님을 풀어 주려 할 때
그 수많은 사람들가운데 단 한 사람도 빌라도의 말에 동의 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
둘째는 구레네 시몬에게 십자가가 주어진 것은 그로하여금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아가게 하기 위함이였다는 것이였습니다
그 당시
십자가 형을 집행할 시
집행자들은 그들에게 십자가를 메고 목적지까지 가는 빠른 길을 나두고
곁 길로 빙 둘러 가도록 한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요
십자가형을 언도 받은 사람이 혹시 무죄인데 유죄로 처리되였다면
군중들가운데 누군가가 나와 누명을 벗겨 줄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 로마의 법이 얼마나
공의로운가를 보여 주는 것이고
또 다른 것은 너희들도 법을 어기면 이렇게 끔찍한 십자가형을 언도 받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지요
그 시절 수많은 사람들이 울 주님으로부터 병 고침을 받았고
말씀을 들었고 주님의 수많은 선행들을 알았을터인데 어쩜 그렇게
한 사람도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는 것은 마땅치 않는 것이라고 변명해주는 이가 없었을까?
로마의 채찍이 무서웠을까?
유대의 공회가 무서웠을까?
빌라도의 그 말에
누구하나 거들어 주는 사람이 없었으니...............
용기 하나 없는 사람들
아니
죄를 짓는데는 용기 있는 사람들..............
나는 어떠한 사람일까?
사람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수많은 순간들속에 머물고 있을 때
나는 내 입을 어떻해 관리하고 있는가?
언젠가
나는 크리스챤 신문을 한 장씩 넘기며 보고 있었는데 신문의 삼사면 전부가
이민 교회와 그 교회 담임 목사님들의 사진이 실려 나온 것을 보게 되였어요
그 때 나는 그 목사님들을 다 싸잡아 보기도 싫은 사람들이라고 중얼거리는 것도 부족해
어째 이리 다 도둑처럼 보인다냐
정말 괴롭고 괴로운 내 심경을 그대로 토해낸 적이 있었답니다
그 날 저녁 양쪽 가게를 헬퍼들에게 맡기고
집에 와 그 심경을 남편에게 말하는 순간 내 셀폰이 울리는 것이였어요
사모님
도둑 맞았어요
어떤 사람이 27불어치 돈을 안 내고 그냥 후다닥 도망가벼렸어요
오 주여!
내가 주의 종들을 향해 도둑이라 하니 .....................
참 두렵지요
인격적인 하나님께서
내가 그렇게 말하니.................
참 많이 속으로 끙끙거렸네요
내 죄악을 토설하자니 내가 뱉을 말들이 너무 살벌해 더 끙끙거리는..............
그 다음부터는 크리스챤 신문에 나오는 목사님들을 볼 때마다
기도해준답니다
울 주님만이 독사의 자식들아라며 저주를 퍼부울 수 있지
세상 어느 인간이 자신있게 남을 향하여 독사의 자식들아라며 저주를 퍼부을 자격이 있겠습니까?
빌라도가 주님을 그나마 몇번씩이나 구해 주려 할 때
만일 내가 빌라도를 정면에서 가까이 바라 볼 수 있는 위치에 서있었다면
빌라도를 도와 그분을 위해 변명을 해주었을까요?
이렇게 죄를 짓는데에는 서습없이 입을 벌려 욕을 해대면서도
막상 그 분을 살려 주자고 함성을 질러야 할 때에는 그렇지 못했을것이예요
나는 그게 너무 너무 슬프답니다
그 슬픔은
지금도 주님을 위하여 선뜻 나서야 할 때가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지나가 버릴 때 느끼는 슬픔과 다를 바 없지요
교회 생활하다 보면
지도자를 도와 누구를 살릴 수 있는 순간들이 왜 아니 없겠어요
이젠 제발 지도자가 그래도 누군가를 애써 살리고자 노력할 때 묵묵히 입을 잠그고
있을게 아니라 입을 벌려 함께 사람을 살리는 일에 힘을 써야 할 것이예요
그리고
두번째로 로마병정들이
구레네 시몬에게 십자가를 억지로 지운 것은
그로하여금 예수를 좇게 하려함이였다는 것-
그 말씀이 어제 아침부터 지금껏 계속 내 앞에서 멈추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내내 묵상 중이네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도 내가 사람을 좇는게 있나봐요
주님을 좇는게 아니라................
억지로 십자가까지 졌는데
십자가를 지곤 엉뚱하게 주님외의 사람을 좇아가면 아니되겠지요
아무리 그 사람의 신앙이 깊다 하여도 주님 아닌 사람을 좇으면
무거운 십자가가 더욱 무거울 것이예요
허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좇는 사람이 아무리 신앙심이 깊다 할지라도 그 사람은 내 어깨의 십자가를
어디서 언제 내려주어야 할 지 모를 것이예요
구레네 시몬의 어깨에 메어져 있었던 십자가는
때가 되여 목적지에 이르자 벗겨지고 주님께서 구레네 시몬의 체온이 묻어 있는
십자가 위에서 죽는 것을 볼 때
구레네 시몬은 나중에라도 깨달았을 것입니다
자기가 죽어야 하는 십자가였는데 주님께서 대신 죽어 주셨다는 것을....
나는 이 과정이 다시 한번 있어지길 사모해봅니다
너무나 묶고 묶어
너무나 닳고 닳아 빠져
허물을 벗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은
이 무디고 무뎌진 신경으로 인하여
심령은 돌같이 단단하고 완악해져 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을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