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입니다.
동네 어귀에 건물을 짓기 위해 트럭이 모래를 부리고가면
아이들이 모여 모래장난을 했습니다.
바닷가 백사장마냥 모래성도 쌓고 굴도 파고 집도 지었습니다.
한참 놀이에 열중할 때쯤 공사장 주인아저씨가 나타나
모래를 흩어놓는다고 호통을 칩니다.
아이들은 달아나고 모래 쌓기 놀이는 끝났습니다.
공들여 쌓은 모래성은 아저씨의 발길에 다 허물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 마태복음 7장24,26절
오늘 새삼스러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은
'말씀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라는 말씀입니다.
공사장 모래더미에 쌓은 모래성 같았던 수년전의 일들을 떠올립니다.
지금은 당시에 왜 그랬나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입니다.
또 내가 하는 일들을 말씀을 들어 잘못되었음을 알지만
고쳐 바로 행하지 못했음이 후회가 됩니다.
명퇴를 하고 동업을 시작했다가 동업자와의 불화로 동업을 해지하고
후배의 사무실 신세를 지다가 IMF시대를 겪고 나서
디자인사무실을 시작했습니다.
초년도 에는 일도 어느 정도 있어서 바쁘게 사무실을 꾸려왔습니다.
2차년은 매출이 줄었습니다. 3차년도 부터는 적자운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대출을 받아 사무실을 운영하니
빚은 점점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결국 미국 발 세계경제위기는 금리를 상승시키고
눈덩이 같은 이자는 나를 압박하며 돈의 노예로 만들어갔습니다.
남의 모래더미에 성을 쌓는 형국인 현실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고쳐 행하지를 못했습니다.
결국 모래주인 아저씨의 호통처럼 급박해지는 상황이 되어서야
모래 쌓기 놀이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주님은 말씀을 들어도 그대로 살지 못했기에
광야를 허락하시고 외로운 길을 걷게 하십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주님의 사랑임을 알아 갑니다.
돌리고 싶은 몇 년 전의 일을 거울삼아 말씀대로 행하며 살고자 합니다.
하지만 아직 되었다 함이 없어 자꾸 실족하는 자신이 너무도 싫습니다.
"주의 말씀 듣고서 준행하는 자는
반석 위에 터 닦고 집을 지음 같아
비가 오고 물 나며 바람 부딪쳐도
반석 위에 세운 집 넘어지지 않네……."
오늘의 본문을 가사로 만든 학창시절
은혜롭게 애창하던 찬송가입니다.
말씀을 준행하는 자가 되기 위해
늘 이 찬송을 부르며 나를 일깨워 가겠습니다.

>>>> 공사를 위해 한강변에 쌓아놓은 흙더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