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당연하거니와
작성자명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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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3.21
눅23:26-43
예수님께서 十字架에 못박히신 聖金曜日날에
하늘에서는 봄비가 내린다.
겨우내내 비 한방울 내리지 않던
베이징의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위에
소리없는 비는 여기저기 조그마한 물웅덩이를 내더니
동그란 세러머니를 만들어내며 조용하고 깨끗하게 촐촐히 내리고 있다.
십자가의 날에 내리는 비가
고맙기도 하고
숙연하기도 하다.
주님의 십자가...
배부르고 등따신 내 영혼이 못내 부끄럽다.
진리는 왜 항상 저만큼 앞서 가는 것일까...?
교만이란
말과 일치하든 안하든
가슴 밑바닥에서는 항상 내가 옳다고 느껴지는 것이고...
교만이란
나는 그들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짐짓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상한 고백일 수도 있겠지만...
내겐 의미있는 날의 고백을 드리고 싶다.
소경이었고 안들렸으며 그래서 벙어리였던 헬렌 켈러...
캄캄한 어둠과 무의미의 세계에서
흡사 짐승의 그것과도 같은 삶을 살던 꼬마 헬렌이 어느 날,
하늘이 찢어질 듯 내리는 빗속의 나무위에 홀로 남겨진 채
번쩍이는 번개에 전율하며
어머니를 떠올렸던가, 설리반 선생님을 불렀던가!!
갑자기 모든 사물에는 이름이 있는 것이고,
그것은 의미를 뜻한다는 것을 섬광처럼!! 깨닫았던 그날과도 같이
나는 어느 날,
홀로 남겨진 도로 위에서 깨닫게 되었다.
내가 그냥 보통 사람이라는 사실을...(누구나 청년시기를 거치면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자아도취가 있는 법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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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가 깔리며 저기 보이는 산자락 끝으로
푸르스름한 밝음이 아직 걸려있던 초여름의 어느 날엔가
나는
캠퍼스를 빠져나와
네온사인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하는 학교주변을 걷고 있었다.
이제... 집으로 가야겠지...?
20대 초반의 나에게 인생이란
습하고 어두운 동굴속을 정처없이 헤메여야 하는 것 같은 불안한 것이었다.
언제나 안개 속을 걷는 듯 이상한 기분이었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무엇을 읽어야 하는 지...
누구를 만나야 하는 지... 수업을 들어가야 하는 지...
생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감에 휩싸여 떨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내 인생에 획을 긋고 있는
나의 오래되고 비밀스러운, 그러나
한번은 실명으로...
그리고 한번은 익명으로
밝힌 적이 있는 나의 죄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러나 나의 병은 그보다 오래 된 것이었다.
내가 그런 죄를 지었다는 것 자체도...
나 스스로를 특별한 인간으로 여기고 있던 자아도취로부터 시작된 것이었으니까...
청소년 때를 거치며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사랑받으며 살으라고
별 하나를 더 손에 쥐어주신 줄 알았다.
그것이 은혜인 줄 알았고, 그것이 내게 주어진 축복인 줄 알았다.
그래...
그것은 당연히 은혜이고 당연히 축복이다.
그러나 나는 그 은혜와 그 축복을 가지고 무엇을 했었던가?
대학생이 되면서 나를 그토록 섬겨주던 교회는... 밥먹듯이 빠지고
나 좋다고 모여드는 세상 사람들에게 내 마음의 주권을 스스로 양도했다.
부모님의 수고하심과 희생은 간곳없이 잊어먹고...
말씀도 기도도 없는 생으로 부유해 떠돌면서
내 인생의 왕이 되기 위해 안갖힘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황폐해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왕이 될수록 사는 것은... 두렵기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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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앞의 큰 광장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춤’이라는 이름의 전통 찻집 간판이 제일먼저 눈에 뛴다.
오동통 ‘너구리’면을 너무나 맛있게 끓여 주시던 분식집도 있고
그 옆에는 비오는 날엔 우산도 팔고 가끔 꽃도 파는 작은 가게가 있었는데
바로 그 거리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다.
양방향 합쳐서 2차선밖에 되지 않는 좁은 골목이었다.
거기에 나를 집으로 데려다 줄 131번 버스가 정차해 있는 것을 보았다.
뛰어야겠지...?
그런데, 버스는 문을 닫고 막 떠나려 하고 있었다.
잠깐만요...
진짜로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버스는 이미 액셀레이터를 밟았고
그르렁거리며 무거운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나는 도로속으로 약간 들어가 운전기사 아저씨를 향해 손을 들었다.
약간 웃었을 법 하다...
그.러.나...
버스는 나를 향해 비켜서서는 곧장 갈 길을 향하여 떠나가 버렸다...
기사 아저씨가 나를 향하여 웃고 있었다.
“짜식아, 다음 버스 타라~~!!”
으악~~ 언제나 버스는 내게 멈추어 주었었는데...@@
버스 정류장에는 다른 노선을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이 있었고
내가 벌인 작은 퍼포먼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반은 재미있어 했을 것이고 반은 재수없어... 했을 것이다.
나는 그 쪽 버스 정류장에서 다시 버스를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몸을 돌려 그들이 내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하고
반대방향을 향해 또닥또닥 걸어가다가...
갑자기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나는...
마땅히 받아야 할 취급을 마땅하게 받은 것이다!!
갑자기 큰 소리로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하하하 하하하하~~~~
사람은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을 받고 살아야 한다.
버스 정류장에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일을
가는 버스 세워서 타려고 하는 나의 이기심과 자만심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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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문득...
큐티엠에 처음 입성하면서
나를 그토록 곤혹스럽게 하던 경험들이...
(글을 올려본 사람들은 각자 나름으로 다 경험했을 법한...)
나로서는 마땅히 받아야 할 내 몫의 그릇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리고 그것을 내게 선물하신 분이 다름아닌 주님이셨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죄인이었고
나는 죄인으로서 마땅히 느껴야 할 감정과 수치감을... 느꼈다.
그것은 필자든지 독자든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어쨌든 인격의 가면은 필자인 나도...
독자인 여러분도 쓸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러나...
여러 사람들의 인생이 때로는 격렬하게 만나고 있는 이 공간을 통하여
주님은 실제로 개입하셨고
내 죄로 마땅히 받아야 할 값들을 치루어 나가게 하셨다...
주님.
오늘 주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십니다.
지금... 빌라도 군병들에게 수욕을 당하고 계십니까
오늘 당신옆에 십자가에 달린 두명의 행악자중 한명이 이런 말을 합니다.
40 하나는 그 사람을 꾸짖어 가로되 네가 동일한 정죄를 받고서도 하나님을 두려워 아니하느냐
41 우리는 우리가 행한 일에 상당한 보응을 받는 것이니 이에 당연하거니와 이 사람의 행한 것은 옳지 않은 것이 없느니라 하고
42 가로되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에 나를 생각하소서 하니
43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주님... 이제는 알겠습니다...
저로 제가 행한 일에 대하여 상당한 보응을 받게 하신 것도 모르고...
불평하며 원망한 죄인입니다.
주여 그리고,
오늘 주와 함께 낙원에 있어 천국 시민으로 입성한 것을 또한 알고 있습니다.
십자가 가운데
가장 세차게 불타오르는 주의 사랑하심과 주의 나라의 영광이여!!!
두손 들고 일어나 찬양하고 찬양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