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목훈련을 마치며...
작성자명 [김영환]
댓글 0
날짜 2008.03.18
지난 주로 10주 간의 예목1 훈련을 마쳤습니다. 예목1을 마치며 게시판에 소감을 올리는 것을 마지막 숙제로 주셔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예목훈련을 통해 은혜 받았다” 라며 기쁜 소감문을 쓰고 싶은데, 저의 솔직한 심정이 그렇지 못하기에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하지만 정말 하나님 앞에 저의 솔직한 심정을 아뢰는 마음으로 소감문을 씁니다.
교회에서 예목을 받아야 한다는 연락을 처음 받고서 크게 부담이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나의 해결되지 않는 상황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어떤 실마리를 찾게 되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자식과 사업이 우상이 되어 기복적인 신앙생활에 머물고 계신 저의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로 인해 상처받고 집을 나가 지금은 이단에 빠져있는 동생 내외의 영혼구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저로 하여금 어떤 사명을 감당하기 원하시는 지, 예목훈련을 통해 알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예목을 마치는 이 시점에서 제가 얻은 것은 사건의 해결이 아니라, 제가 얼마나 가망 없고 쓸모 없는 죄인인가에 대한 처절한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가망 없고 쓸모 없는 저를 구원하시고, 허물어져가는 저희 가정의 중수를 위해 쓰시려는 주님의 크신 은혜와 사랑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제 어머니는 제가 어릴 때부터 경제력이 없으신 아버지와 심하게 다투셨습니다. 몇 번이나 이혼하려고 마음을 먹으셨지만 번번히 두 아들이 눈에 밟혀서 이혼하려던 뜻을 접으셨고, 그래서 그때부터 일에 매달려 사셨습니다. 어머니는 자식들을 통해 당신의 수고를 보상받으시려고 하셨고, 그런 어머니로 인해 저는 숨이 막혀 속으로 끙끙 앓으면서도, 고생하는 어머니에 대한 안쓰러움 때문에 겉으로 내색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그런 숨막히는 환경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 밖에 없었고, 그래서 미국으로의 유학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에 자리잡고 살면서 어머니로 인해 내 삶이 좌지 우지 되는 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유학 중에 김한호 집사님의 인도로 주님을 영접하게 되면서, 제가 그 동안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아왔는가를 보게 하셨습니다. 또한 졸업을 앞두고 한국에 들어올 기회를 주셔서, 어머니의 사업을 돕던 동생이 결국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며 어머니와 갈등하다가 집을 나가버린 것을 보게 하셔서, 저로 하여금 무너져가는 저희 가정의 영혼구원을 위해 귀국을 결심하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한국에 돌아와 어머니를 모시며, 어떻게든 어머니가 스스로 일과 자식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실 수 있도록 말씀으로 권면하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어머니로 인한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말씀을 전하면서도 어머니를 정죄하려는 마음이 앞서게 되었고, 그래서 화가 나신 어머니가 저와 제 처에게 분을 쏟아내시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한 방식으로 순종하며 생활예배 드리고 있으면 어머니께서도 언젠가는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시고, 일과 자식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시리라 믿으며 1년 반을 버텼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목장예배에 참석하는 문제로 어머니와 다시 크게 다투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우리들 교회에 다니는 것을 못 마땅해하신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늦은 시간까지 목장예배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서 불만을 얘기하셨는데, 예배는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 라는 제 말에 어머니의 화가 폭발하였고, 당신이 우리 가족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데 이런 부탁 하나도 들어주지 못하느냐며 몇 시간 동안 당신이 고생하신 얘기와 저희 부부에게 마음 상했던 옛날 얘기들을 쏟아 놓으셨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화를 쏟아내시는 어머니에게, 결국 저 역시 혈기를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 혼자 고생하고 상처받았는지 아느냐고, 그 동안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와 저와 동생이 그리고 돌아가신 할머니가 얼마나 눈치 보며 숨막히게 살아왔는지 아느냐며 어머니의 가슴에 못을 박았습니다. 어머니는 당신이 평생 가족들을 위해 수고했으니 자식들이 말은 안 해도 속으로는 감사할 것이라 여기셨는데, 오히려 당신 때문에 가족들이 상처받고 살았다는 제 말에 큰 충격을 받으셨고, 너희들이 상처받을 것이 뭐가 있느냐며 오히려 저희가 속이 좁다며 크게 역정을 내셨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저는, 그 동안 어머니를 위해 애써왔던 저의 모든 수고가, 어머니에 대한 진실된 사랑과 영혼구원에 대한 애통함이 바탕이 되지 못한, 그저 어머니에게 인정받고 공동체로부터 인정받으려 했던 나의 욕심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어머니의 영혼구원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분가를 하겠다고 어머니에게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분가를 하겠다고 결심한 저에게 집사람이, 작은 아들에 이어 큰 아들에게까지 버림 받을까 봐 두려워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같은 여자입장에서 너무 불쌍해 보인다며 제게 분가를 한번 더 생각해볼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습니다. 그래서 며칠 더 생각해보겠노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QT 말씀(누19:41-44)을 묵상하는데, 분가하겠다는 저의 결심이 더 이상 어머니에게 얽매이지 않고 어머니로부터 자유롭게 살고 싶은 저의 인간적인 유익 때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전을 보시고 우시는 것(41절)이 저를 보고 우시는 것으로 해석이 되었고, 내가 여기서 더 죽어져야 어머니의 영혼구원을 이루고 평화를 이룰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주님의 뜻을 제 눈에서 숨기우며(42절) 분가하려고 한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제가 그런 주님의 권고를 알지 못하고 분가를 하게 된다면, 제 원수들 즉 사단의 무리들이 가족 우상주위라는 토성을 쌓아 저를 사면으로 가두고(43절), 저와 제 아이들의 믿음을 땅에 메어치며 돌 하나도 돌 위에 남기지 아니하리라는 경고의 말씀을 주셨습니다(44절).
이런 무서운 경고의 말씀을 받고도 제가 분가하려는 결심을 굽히지 않으니, 다음날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권세는 하늘로부터 온 것일 뿐만 아니라, 그를 믿는 백성들로부터 온 것이라는 말씀(누19:1-6)을 통해, 하나님의 명령인데도 네가 따르지 않겠느냐 말씀하셨고, 많은 믿음의 백성들이 그리스도를 쫓아 구원에 이른 것을 네가 알면서도 따르지 않느냐며 계속해서 저를 설득하셨습니다.
결국 저는 QT말씀을 통해 간청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뿌리칠 수가 없어서 분가하겠다는 저의 뜻을 접고, 어머니 앞에 나가서 더 이상 어머니에게 상처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을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한번만 더 용서해주시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말씀에 따라 적용하며 마음을 돌이켰는데, 예목 마지막 날 저는 제가 분가를하지 않는 것이 혹시 어머니가 가진 재물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니냐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는 정말 아닌데, 제 월급으로 나가서 살지 못할 형편도 아니고 인간적으로는 어떻게든 어머니로부터 떠나고 싶은 마음뿐인데, 제가 얼마나 어머니의 돈 권세 때문에 상처 받아 왔는지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하지만, 제가 분가하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혹시라도 다시 어머니께 경제적으로 의존하게 될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 미리 주시는 예방주사로,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저의 쓴 뿌리를 캐내라는 말씀으로 들었습니다. 또한 어머니의 돈 권세 때문에 상처를 받아 그 권세를 싫어하면서도 그런 어머니의 경제력에 기대어 지금껏 살아 왔음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어머니의 영혼구원을 위해 애쓴다고 하면서도 나의 의로 내가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이 앞섰고, 그래서 어머니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가지고 어머니가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라고 인정하기보다는, 내 상처도 알아 달라며 생색내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전히 어머니 앞에서 내가 먼저 죽어지지 못하고 혈기 부리고 있는 제 모습에 정말 처절하게 절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아침 QT말씀을 통해 주님께서는 절망 가운데 있는 저를 찾아와 위로해주셨습니다.
십자가 죽음을 앞둔 예수님께서 “습관을 쫓아 감람 산에” 가시는 모습이(누22:39), 절망 가운데서도 습관을 쫓아 QT말씀을 들여다보는 저의 모습이라 하시면서, “저희에게 이르시되 시험에 들지 않기를 기도하라”(누22:40) 하셔서, 앞으로 어머님와 함께 생활하면서 또 다시 시험에 들지 않도록 기도하라고 권고하셨습니다. 또한 예수님도 죽음을 앞두고 피눈물을 흘리며 기도하신 것처럼, 이제 어머니에 대한 긍휼한 마음을 가지고 나를 죽이기 위해서는 저 역시 처절하게 기도하고 가야 함을 알게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자들의 잠든 모습을 보시며 슬퍼하셨다는 말씀을 통해(누22:44-46), 비록 어머니는 저의 지난 상처와 아픔을 체휼하지 못해도 주님께서는 아신다고, 제가 그 동안 얼마나 아파하고 힘들어했는지 주님께서는 다 아신다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그 동안 예목 훈련을 통해 제게 주셨던 아픈 처방들이 저를 미워해서가 아니고 오히려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래서 가슴이 많이 아파도 저를 위한 약재로 여기며 순종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예목을 통해 제게 주신 아픈 질책들, 잊지 않고 적용하며 살겠습니다.
부디 상처 많은 제 어머니를 저를 찾아오신 예수님으로, 그리고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십자가로 알고 잘 지고 갈 수 있도록, 그래서 저희 가족의 구원을 위해 나눠줄 것만 있는 인생 살 수 있도록, 저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자격 없고 쓸모 없는 저를 양육하느라 수고해주신 양육자님과, 함께 격려하며 힘이 되어주신 예목 동기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저에게 이런 복된 환경을 허락해주신 주님의 사랑과 은혜를 찬양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