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 국수
작성자명 [순정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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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3.15
이까짓 감기 몸살쯤이야!
그랬더니
감기 몸살이 나보고 교만하다 합니다
할 수 없이
몸과 맘을 한껏 낮추어
살살 달래 가며 감기 몸살과 친구하며
이 한 주 보내다보니 벌써 금요일입니다
오늘 저녁 땐 막내 아들한테 다녀 왔습니다
대학 기숙사에서 날마다 에미한테 전화를 하는데
전화 걸 때마다 하는 말이 월남 국수가 먹고프답니다(학교 기숙사가 시가지와 너무나
떨어져 있어 월남 국수 사먹으러 기숙사 밖을 나간다는게 차없이는 힘들답니다 울 아들은 차가 없어요)
아빠를 보낼까? 물으면
아냐 오지마 엄마 아빠 넘 힘들어 하곤 전화를 끊는 것이예요
언제나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산다면
주어야 할 사랑을 미루는 것 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을텐데..........
그래 어제도 그제도 엊그제도 그 전전전전날도
내가 원하던 것이 있었다면
아들 녀석 그리 원하는 월남국수를 사주고 오는 것이였어요
결국 오늘 기여코 아들이 있는 대학 기숙사를 하이웨이 타고 운전하고 가
월남 국수를 사주고 왔네요
남편은 큰 가게에서 밤 11시까지 일하니 못가고..........
다 큰 아들이지만 헤어질 때면 뽀!뽀!뽀! 하며
자기 전엔 꼭 기도하고 자야 돼 하면
응
알았어 라며 대답하는
그 눈빛
그 목소리 어찌 잊을 수 있겠어요
나도 울 하늘 아빠한테 그런 존재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준 아들한테 고마운 맘으로
오늘의 말씀을 열어봅니다
14 때가 이르매 예수께서 사도들과 함께 앉으사
15 이르시되 내가 고난을 받기 전에 너희와 함께 이 유월절 먹기를 원하고 원하였노라
얼마나 주님께서 유월절 먹기를 원하셨으면 원하고 원하였노라고 강조를 하셨을까?
사실 나도 일상의 빠듯한 시간표로부터 이탈하여
아들 녀석 찾아가 함께 월남 국수 먹는 걸 원하고 원했었는데...............
오늘 그 소원을 풀고 오니 너무 좋아요
일년에 한번씩 찾아 오는 유월절인데
작년 유월절에도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만찬을 드셨을텐데 뭐 그리 원하고 원하셨단 말인가?
아니
유월절은 출애굽하던 그 밤 이후
몇천년이 흐르는 동안 해마다 치르는 절기인데
뭐 그리 원하셨단말인가?
허나 이번 유월절만큼은 몇천년동안 출애굽의 규례로 지켜오던 유월절과는
사뭇 다른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 때는 바야흐로
울 주님께서 유월절 어린 양 짐승으로 절기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유월절 생축인 자신의 몸을 드려 지키게 되는 단 일회적인 때가 이른 것이지요
마치 출애굽 하던 그 밤이 단 일회적이였듯이
이제 우리 모두 이 생을 탈출하여 저 하늘 나라로 입성하는 그 사건도 단 일회적이겠지요
생각컨데
울 주님 12살 예루 살렘 성전에 다녀 오신 그 이후부터
이 때를 기다리며 사셨던 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분명 그리했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자하면 그 뜻이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인지 자기로부터 온 것인지
알 수 있다고 말씀하셨던 그 주님께서 자신이 죽어 야 할 때가 바로 이 때라는 것을 정확히 아셨던 것이지요
아버지의 뜻을 이루려함에는 뜻을 담을 수 있는 공간과 함께
그 뜻을 이루어야 할 시간도 중요하쟎아요
아버지 뜻이라해서 아버지 때와는 상관없이 덜커덩 앞질러 가거나
반대로 한정없이 늘어져 가서는 아니 됨을 울 주님으로부터 배우는데..........
아버지 뜻은 알면서도
민첩하지 못하여 그 뜻을 이룰 기회를 놓쳐 버리는 이 악을 용서해 주시길 빕니다
16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기까지 다시 먹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정말 울 주님 이 유월절 만찬이후
단한번도 지상에서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만찬을 나눌 수 없게 된 것을 보네요
죽음과 부활 승천하심으로..........
17 이에 잔을 받으사 감사 기도 하시고 이르시되 이것을 갖다가 너희끼리 나누라
18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이제부터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까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다시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19 또 떡을 가져 감사 기도 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라 너희가 이를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20 저녁 먹은 후에 잔도 그와 같이 하여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곧 너희를 위하여 붓는 것이라
자신의 피
자신의 살을 번제로 내드리면서도 감사하시는 주님!
나는
이제껏 무엇을 믿으며 살았을까?
나도
내 살과 피를 내놓으며 감사할 수 있을까?
나도 내 살점이 후두둑 패여 찢겨 나가는 듯한 희생과 헌신을 하면서도
그렇게 헌신할 수 있고 그렇게 희생할 수 있도록 은혜를 주시는 아버지께 더 더욱 감사
할 수 있을까?
내 살과 피로 얼룩진 온갖 삶을 아무 미련없이 공동체속으로 떼어주며
아버지께 진정 감사 기도한 적이 있을까?
감사 기도하신 후
너희끼리 나누라고 명하시는 주님
당신의 살과 피인 말씀을
나만 먹고 치워버린 적이 얼마나 많았을까?
우리없는 나
얼마나 처연한 것인지..............
가족 중심의 유월절 만찬을
제자 중심의 유월절 만찬으로 새롭게 변화를 시도해 놓고 가신 주님
그 주님을 사모하는 밤이 되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