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 둔했을까..?
작성자명 [김영순]
댓글 0
날짜 2008.03.13
눅 21:29~38
아주 오래 전 얘기를 하겠습니다.
저는 집안이 깨끗한 것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한번 대청소를 했습니다.
아이들이 연년생이라 힘들었는데도,
둘째를 등에 업고 매일 청소하는 것도 모자라...
일주일에 한번 그릇들을 다 꺼내 놓고 씽크대 속과 타일을 세제로 닦고,
목욕탕 바닥은 물론이고 타일로 된 사방의 벽까지도 세제로 닦았으며,
집안 구석구석 보이는 곳은 말할 것도 없고 소파를 들어내 그 밑에까지 청소기로 밀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청소를 해 놓았기에,
아이들이 과자 먹다 부스러기를 흘릴까봐,
뭐만 먹을라치면 얼른 신문지를 대 주며 꼭 그 자리에서만 먹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청소해 놓은 깨끗한 집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우아하게 흘러간 팝송을 들으며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래서 누가 우리 집에 오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청소한 것이 더러워지는게 싫었고,
더러워지지 않아도 저는 또 청소를 할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왜 그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왜 그렇게 일주일에 한번 청소하는 결벽증증세를 보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열등감을 그렇게 감추려했는지,
공허한 마음을 그것으로라도 채우고 싶었는지..
그런데 지금은,
겨우 일주일에 한번 대충 청소를 하고,
일주일에 두번 집에서 예배를 드리고,
별로 좋지 않은 그릇이라도 매주 예배 때문에 저의 그릇들이 나와야 하고..
그래서 저의 살림살이들이 어디있는지 목장식구들이 더 잘 알고 있으니,
그 부분에 관한한 저는 180도 변한거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시댁 문제, 남편과의 관계 등,
지난 날 그렇게 둔하게 살았기에,
뜻밖에 덫과 같이 임하는 날들에 저는 아무 능력 없이 당했던 것 같습니다.
일주일내 말씀 한 구절 안 보고,
아이들이나 남편이 힘들어 하는 것도 모르고,
우리 가족이 어떤 군대에 에워싸여 있는지도 모르고...정말 둔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는 둔합니다.
저의 열등감을 건드리는 부분만 예민하고,
영육간에 다른 부분은 둔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름대로 끊지 못하는 저의 방탕을 생각합니다.
스스로 조심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합니다.
생활의 염려로 지난 날 둔했던 것 말고,
지금 둔한 것은 또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쓸데 없이 시간과 감정을 낭비하기 전에,
저를 깨우쳐 주시길 간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