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착각 속에서 살기를 원합니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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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3.13
2008-03-13(목) 누가복음 21:29-38 ‘그냥 착각 속에서 살기를 원합니다.’
오늘 예수님은, 스스로 조심하지 않으면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로 마음이 둔하여져
뜻밖에 덫과 같이 우리에게 임할 심판의 징조를
깨닫지 못할 수 있음을 경고하시는데
방탕함과 술취함과 생활의 염려에서 자유롭기가
어디 그렇게 쉬운 일인가요?
저의 방탕함과 술취함은
자유분방하고 욕심 많은 성격의 산물임을 잘 압니다.
방탕함과 술취함은 돈이 있을 때 가능하고
생활의 염려는 돈이 없을 때 저절로 찾아옵니다.
그래서 돈은, 없어도 문제 많아도 문제입니다.
돈은 모든 욕심의 근원이며
인간에게 죄를 짓게 하고 결국은 사망으로 인도함을 봅니다.
돈이 없어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건 위선이겠지만
돈이 없어서 거룩에 가까워졌다고 말한다면 공감이 될 겁니다.
요즘 겉으로나마 거룩하게 살 수 있는 건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거룩, 경건, 겸손...세상 어디에 내놔도 좋은 단어들을
몇 년 째 배우고 묵상하며 살다보니
내가 그런 사람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착각이라면
그냥 착각 속에서 살기를 원합니다.
지금은 내게 안 어울려도
언젠가 몸에 맞는 옷이 되고
이슬비에 젖듯, 성품도 변할 날이 오겠지요, 주님이 원하시면...
궁핍의 생활에서 찾은 ‘은혜’라는 단어 하나가
나를 자유롭게 하고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었습니다.
할 수 없이 그렇게 한 것인데,
능력이 없어서 포기하고 사는 것인데
말씀은, 그게 바로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라고 위로해주시니
그렇게 믿고 사는 게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거기다가, 그 말씀을 들으려고 함께 성전에 나아가고
늦은 밤에 모여 말씀을 나누는 공동체까지 있으니
공동체 안에서 누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통해 공급 받는 말씀의 풍요함으로
생활의 염려를 잊게 하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심판의 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소망의 때이기도 합니다.
구원의 소망으로 고난을 인내할 수 있지만
현재의 삶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평강과 안식을 누릴 권리가
하나님의 자녀이자 백성인 우리에게 보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궁핍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택함 받은 백성만이 누릴 수 있는 귀한 은혜임이 깨달아짐에
궁핍의 삶으로
나를 방탕함과 술취함으로부터 구해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이제 궁핍으로 인한 생활의 염려도 내려놓고
염려할 게 있다면
오직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위한
구원의 애통함에서 오는 염려와 근심이기를
아버지께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