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잃은 양 찾기
느헤미야 3:1-13
어제는 학교에서 교수신우회 종강예배가 있었습니다.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점심시간마다 해 오는 행사라 저는 이 모임의 회장으로서 여느 때처럼 준비를 했습니다. 도시락을 주문하고, 시작기도와 마침기도를 할 사람을 정해 알려주고, 찬송가를 뽑고, 수요일 큐티 말씀으로 나눔 제목을 뽑았습니다. 예배 순서도 우리들 교회 목장에서 하는 순서와 똑 같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시던 교수님들도 1년이 지나니까 죄에 대한 오픈이 익숙해 졌습니다만 아직도 모든 일에 감사드린다면서 점잖게 앉아만 계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세 번의 총장선거를 치르면서 학교 분위기가 침체된 탓인지 평소보다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그 중에는 이번에 총장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후배 교수도 참석했습니다. 사실 그 후배 교수는 한 번 참석하고는 안 나와서 제가 ‘잃은 양 찾기’로 예배 모임에 나오라고 권면했는데 선뜻 나오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다른 분들이 총장선거와 관련지어 생각할까봐 신경이 쓰이긴 했습니다만 예배를 시작하고 보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찬송가로 교회 CCM 나눔에서 ‘나는 갈길 모르니’로 뽑았는데 후배 교수는 노래를 부를 때부터 목이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나눔 제목을 “나는 지체들이 당한 곤경을 ‘우리가 당한 곤경’이라고 여기는가?”로 정했는데, 그 동안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나눔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어졌습니다. 3년 전 미국에 연구교수로 가서 6개월 동안 교회를 다녔다는 후배 교수는 오늘 찬송가 내용처럼 어떻게 해야 좋을지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후배 교수는 세월호처럼 침몰한 대학을 자신이 구조하겠다고 총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했는데 가까운 주위 사람들이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말리니 힘들다고 합니다. 사실 교만한 저는 그런 후배 교수의 마음을 체휼해 주지 못해 ‘우리가 당한 곤경’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되었다함이 없어서 어제 말씀에 느헤미야가 '성을 건축하여 다시 수치를 당하지 말자'(2:17)고 하니 그 후배 교수를 밀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며 생각이 왔다 갔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을 보며 어쨌든 훼파된 학교를 세우는 것은 한 사람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학교를 다시 세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성별된 마음과 자세로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일하는 것이 그 비결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누가 느헤미야 같은 총장이 되든지 제가 저의 위치에서 문짝을 달고 자물쇠와 빗장을 갖추는(3절) 것이 제 역할임을 깨닫게 됩니다. 학교에도 많은 잃은 양이 있으니까요.
적용:
- 후배 교수에게 교수신우회 가입을 권하겠습니다.
- 신임 교수들이 교수신우회에 잘 정착하도록 만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