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는 게 참 편합니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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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2.29
2008-02-29(금) 누가복음 18:1-14 ‘요즘, 사는 게 참 편합니다.’
14 ... 무릇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시니라
세상에는 자기를 낮추며 사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하나는 성품으로 겸손한 사람이고
또 한 부류는 높아지기 위해서 낮추는 사람입니다.
세상은 속이기 쉬워서, 누가 더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느냐
연기력만으로 충분히 겸손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 전국의 쓸만한 벽을 모조리 도배한 선거 포스터를 보면서
장동건도 아닌데, 왜 한결같이 웃음마저도 어색한 얼굴들을
더 크게 보이려고 저 야단들을 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5억이나 써 가면서, ‘나 찌질입네’ 하는 것보다
증명사진으로 겸손이라도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며칠 전 장관 후보 인사 청문회 때
연기자 출신 후보 한 사람이, 어떤 질문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으니
질문자가 호통을 쳤습니다. ‘당신 지금 연기하는 것 아냐?’
세상의 겸손은 기술의 영역일 수도 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저도 상당한 경지에 올랐었습니다.
며칠간 금주하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당일 아침에는 미국에서 공수해온 최고급 안약까지 넣어가면서
큰 계약을 성사시킨 일이 있는데
그 때 내가 한 일은, 애써 겸손한 자세로
상담(商談) 내내 바이어 눈 맞춘 것 밖에 없습니다.
도장을 찍으면서 그 사람이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당신의 맑은 눈에서 신뢰를 보았습니다.’
나를 속이고 세상을 속이던 습관을 아직 벗지 못해
얼마 전 이곳에서, 무명의 지체에게 점잖게 혼난 적이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 사는 게 참 편합니다.
억지웃음 덜 웃어도 되고
굳이 속이려 하지 않아도 속아주시고
속아도 너그러이 용서해주시니 바로 회개하게 되고...
진정, 하나님 나라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아직 바랄 게 있으니
하늘 나라 가기 전까지
아버지 앞에 겸손한 사람 되는 일
그래서 아버지께 빕니다.
낮추는 자 되게 해주시고
높아져도 세상에 자랑하지 않게 해주시고
아는 걸 자랑하기보다
모르는 걸 숨기지 않게 해주시며
가르치려 하지 않고
배우는 자 되게 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