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떠나지 않아도 되겠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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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2.23
2008-02-23(토) 누가복음 15:25-32 ‘이제 떠나지 않아도 되겠네?’
부모의 품 안에 있을 때는 부모의 마음을 모르다가
자신이 부모가 되어서야 부모의 아픔이 체휼되는 것처럼
자식이 아비의 마음을 어찌 알 수 있겠습니까?
큰 아들의 마음이 이해되는 건
내 안에 큰 아들의 속성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도 솔직하게 불평을 쏟아내면
부모는 그 마음을 받아주고 위로해줄 수 있는데
말 안하고 꽁하는 게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은 아들은 아버지의 가슴을 멍들게 했지만
큰 아들은 비수로 찌르고 소금까지 뿌려댑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작은 아들은
뉘우치며 돌아와 종이 되기를 자처했지만
신실한 아들인 줄로만 알았던 큰 아들은
결정적인 순간에 종처럼 행동합니다.
주인을 섬기듯이 아버지를 섬겼기에
아버지 하시는 말씀을 명령으로 들었다고,
염소 새-끼라도 잡아주셨으면
내가 진정 함께 즐길 대상인 친구들을 불렀을 거라고...
미리 달라고 한 아들이나
자신의 분깃으로 남을 재산에서, 송아지 한 마리도 아까운 큰 아들이나
애물단지이기는 매일반입니다.
동생이 미운 게 아니라 자신의 분깃이 중요한
큰 아들의 모습을 내 안에서 볼 수 있기에 내 삶이 그나마 해석되고
아버지 옷자락 더 단단히 잡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듦에
아버지 나라가, 아버지가 맺어주신 공동체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몇 달 전, 나보다 늦게 교회에 온 지체들이 기도자로 나서는데
나에게는 순서가 오지 않자, 공의로우신 아버지를 의심한 끝에
아내에게 속마음을 들킨 적이 있습니다.
아내에게 무슨 허물을 감추랴 싶어
여린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며 투정 좀 부린 것뿐인데
아내는 심각하게 받아들인 모양입니다.
지난 달, 기도자로 선정되어
열심히 기도문을 작성하는 내게 던진 아내의 한 마디가
내 믿음의 수준을 보여주는 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제 떠나지 않아도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