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까운 십자가 앞자리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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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2.22
2008-02-22(금) 누가복음 15:11-24 ‘더 가까운 십자가 앞자리’
저번 주 토요일, 교회 지체의 결혼식에서
혼주 인사를 하시던 신랑의 어머니 되시는 권사님이
목사님의 주례사를 적용하며
90이 넘은 시어머니께 불효한 죄를 회개할 때
미국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나
잠시 눈을 감았던 적이 있었는데
어제 저녁에 영업을 하면서 아내와 어떤 얘기를 하던 중에
조금 넓은 집으로 이사 가면, 어머니를 모셔와야겠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목이 메는 걸 간신히 참았습니다.
미국에서 시누이, 시동생 가족과 잘 살고 계시는
80의 연세에 치매 초기 증세를 보이시는 시어머니를
모셔와 함께 살고 싶다는 얘기를 하는 며느리가 참 예뻐보였습니다.
진심인지 몇 번이나 물었지만 아내의 대답은 같았습니다.
‘당신이 돌아오기만 하면 어머니 모시고 사는 게 뭐가 힘들겠어요?’
돌아오기만 하면...
지금 나는 어디에 있는지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떠나 있는 건지, 돌아온 건지...
어머니가 70이 넘으신 연세에 이 땅을 떠나신 건
허랑방탕한 큰 아들 때문이었습니다.
자식들이 둘이나 터 잡고 살고있는 미국으로 떠나실 때
있는 정 없는 정 다 떨어진 이 땅에서
다시는 사시고 싶은 마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마음이 통하던 며느리에게는 속마음을 보여주신 모양입니다.
아들의 방탕으로 궁핍해진 삶을
자식 잘못 키운 당신 삶의 결론으로 감내하며
이 땅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를 생각하니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지금의 자리가 아니라
더 가까운 십자가 앞자리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나대신 십자가 지고 가신 예수님 닮기에는
내가 진 십자가가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랑방탕의 죄 값을 부모에게 치르게 한
탕자에게 허락된 지금의 자리는 분에 넘치는 자리이고
그 탕자가 받고 있는 세상의 시선은 너무 따뜻합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게, 선친의 기도 덕분이고
한량없는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임이 깨달아짐에
선친과, 살아계신 어머니와 거듭나게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이제는 진정 돌아온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삶으로 깨닫게 해준 아내와
항상 빌어주시는 어머니와 형제들께 고마움을 전하며
자식 삼아주시고 돌아오게 해주신
아버지께 경배와 찬양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