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귀여운 둘째 딸을 낳고 나서,
한 달이 되는 날 잠시 잠든 틈을 타서 동사무소에 출생 신고를 하러 갔습니다.
그날 따라 복사기가 고장 나서
한 장만 쓰고 복사하면 되는 출생신고서를 세 장이나 자필로 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한 시간 남짓 걸린 시간 동안
갓난 아이는 얼마나 팔 다리를 버둥거리며 울었는지 방 한구석에 처박히도록 올라가 울다 지친 상태였습니다.
그 때부터였습니다.
아이는 단 한 시도, 정말 일 분 일 초도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아서 별명이 코알라였습니다.
돌이 될 때까지 등을 땅에 붙이고 잠을 자 본 적이 없습니다.
늘 우는 아이를 업고 앉아서 잠을 자야 겨우 몇시간 잠을 자고 다시 우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그 때 아이의 뇌에 무슨 나쁜 영향이 왔던 것인지,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줄기차게 울어대다가 차츰 울음이 잦아들고 성장을 해갔습니다.
그런데,
죄 많고 음란한 엄마가 새아빠와 결혼을 하고 자신에게 소홀한 것이 아이에게는 큰 충격이었나 봅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부터는 학교를 안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중학교 1학년 때 그 곱던 교복을 몇 번 입어보지도 못하고 자퇴를 하고 대안학교를 전전했습니다.
자존감이 부족하고 지나치게 예민하고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한 심리상태를 가진 딸.
이 딸이 이제 스물 두 살입니다.
토요일 새벽에 조울증 약과 불안장애로 처방 받은 약 2주 분량을 모두 털어 먹고 자살 기도를 했습니다.
모든 것이 미안하고 자신이 엄마에게 사울이어서 너무나 미안하다고 유서를 쓰고.
치사량이 아닌 것을 너무 잘 알았지만 뇌가 복잡해지고 한숨이 나오는 사건이 온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제 죄를 보게 하셨다는 것이,
앞으로 아이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게 하셨다는 것이,
첫번째 든 생각입니다.
살았으니 우리 딸은 스스로 살인하지 않은 자가 되었고,
저와 딸은 긍휼을 입은 자가 되었으니
이제 한 숨 돌리고 아이가 퇴원한다고 하니
하나님의 또 한 번 긍휼하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청년부 목장에도 잘 나가고 일대일 양육도 받으면서 교회 안에서 잘 성장하던 아이인데
순간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여러 지체들에게 걱정과 기도거리를 안겨드렸습니다.
모든 것이 제 죄입니다.
제가 앞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너무나 분명하게 알려주시려는
하나님의 사인임을 정말 감사하고 달게 깨달았습니다.
어렸을 때 받은 상처와 모든 감정의 화살이 엄마에게로 향해 있는 딸의 쓴뿌리를 주님께서 긍휼하게 여겨주시고,
그 딸로 인해 지난 세월 가슴에 온전한 기쁨과 긍휼이 없었던 저에게도 다시 한 번 주님의 긍휼이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하나님은 우연히 주시는 일이 없다고 했는데,
이번 일로 인하여 제가 더 낮아져서 내려가고 우리 그로의 자존감이 하나님 안에서 긍휼로 덧입어 더 많이 올라가는 계기가 되기를.
나눔으로 다른 지체를 살리는 약재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중보해주신 모든 목장 식구들과 지체들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들 교회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