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를 아는 청지기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8.02.14
2008-02-14(목) 누가복음 12:35-48 ‘염치를 아는 청지기’
재물이 많아서 쌓을 곳을 걱정할 정도도 아니었지만
재물이 없어서 먹을 것을 염려해야 할 정도의 궁핍도 없었습니다.
망해서 길거리에 나앉을 상황에서는 형제의 도움으로 거처가 마련되었고
먹고 살 일이 막막할 때는 채권자라도 나타나 도와주었습니다.
내 사업에 투자했던 채권자가
자기 돈 받기 위해 잡아준 포장마차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으니
넘어져 돈 줍는다고, 안 되는 일이 없습니다.
무슨 은혜로 이런 평탄한 삶을 살고 있는지...
본문에 나오는 청지기의 개념을 정리해보면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고 서서 그 주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그 때까지 주인 집 종들을 맡아 보살피는 자’가 되는데
주인의 뜻을 알고도 준비하지 아니하고 그 뜻대로 행하지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라는 오늘 말씀으로 내 소행을 판단하면
나는 충직한 청지기라기보다
많이 맞아야 할 종임에 틀림없습니다.
일찍이 주인의 뜻을 알고도 띠를 띠지도 등불을 준비하지도 않은
어리석고 게으를뿐아니라 주인을 업신여기기까지 한 악한 종입니다.
그런데 주인 잘 만난 공로 하나로
맞지도, 굶지도, 길거리에 나앉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주인의 수종 받으며 잘 살고 있으니
악하지만 억세게 운 좋은 종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착한 사람이 더 무섭다고
착한 주인이 영원히 착할 수는 없음을 깨닫고보니
경고로 주신 물질적 궁핍이 뭐 그리 대단한 고난이라고,
간증한답시고 떠들며 자랑하던 내 모습이 부끄럽고
그런 모습을 참아주신 주인님의 너그러움이 더 커보여
죄송하기 짝이없습니다.
그럼에도 잠시 주인님을 원망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잘 해주니까 한 마디 훈계도 서운했던 모양입니다.
죄송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하며
주인님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에 고개를 숙입니다.
선한 주인 본받아 언제 맡겨진 종 잘 보살피며
띠 띠고 등불 들고 서서 오실지 모르는 주인 기다리는
착한 종, 충직한 청지기의 본분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훈계가 아니라 따끔한 매를 드셔도
감사히 받아들여 회개하고 돌이키는
염치를 아는 청지기, 은혜를 잊지 않는 종 되기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