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큐티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폈습니다. 당연히 사무엘상이겠거니 생각하고 .. 또 전날 목사님 설교에 사무엘하가 나왔으니 내용 좀 비교해보자 생각 단단히 하고 있었는데.. 웬 걸 데살로니가전서가 시작했네요. 평소에 큐티를 듬성듬성 하다보니.. ;;
사무엘상을 통해 내 안에 죽여야 할 사울이 무엇인지 보려 했다가, 말씀생활이 부족한 게 딱 드러난 제 자신이 진짜 사울이구나.. 사무엘상 말씀 보는 것 보다 더 잘 깨닫을 수 있었네요. '사울이 살아있다' 실감 ㅋ
역시 말씀이 늘 함께 하지 못하니 은혜와 평강이 없다는 걸 느낍니다. 당황이나 하고.
실제 요즘 제 생활이 그렇습니다. 이번 일 뿐 아니라 최근 들어 예상치 못한 결과에 ‘헉! 헐~’하며 당황하는 일이 많습니다.. 당황은 혈기와 짜증으로 이어지고.. 이 모든 게 제 자신이 복음보다 제 생각대로 하려는 욕심이 많아서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주 목요일(20일) 이사한 집에 맞게 구입한 새 가구들이 들어오고 인터넷 설치도 다시 해야 할 것 같아 휴가를 냈습니다.
이제 집안이 잘 정리되겠구나. 들뜬 마음으로 준비했으나.. 초반부터 이런 기대들은 여지없이 깨져나갔습니다.. 당황 황당 릴레이 경주가 기다릴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먼저 인터넷 설치 기사(KT)가 크게 한방 날렸습니다. “안방에서 건넌방으로 인터넷 랜선 옮겨주세요”라는 제 요청에 기사님은 “건물 외벽으로는 안 되고 내부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놀란 저는 "헉! 그게 무슨 말이세요. 여태 다른 회사 인터넷은 다 외벽으로 설치해줬는데"
기사는 “고장 우려가 있고, 외벽 설치 시 미관상 문제로 주민(빌라) 민원 들어오거든요.”
다시 저는 “고장 나면 제 돈으로 알아서 고칠게요. 주민들은 제가 다 친하게 지내는 분들이니 알아서 처리할게요. 그럼 됐죠?”
다시 기사 “(갑자기 규정을 내세우며) 규정상 안 되게 되어있습니다. 고객님이 막무가내로 설치해달라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열 받은 저는 톤이 높아져 거듭 설득했는데도 해결이 되지 않자 “그냥 가세요.”라고 혈기를 부렸습니다. 이내 KT 본사 고객센터에 전화해 이 문제를 따지니 오후 1시쯤 지사 팀장님이 방문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1시가 넘어서자 팀장이란 분은 방문은 않고, 전화만 ‘#46945;’ 하더니 “규정상 안 됩니다.”만 반복합니다. 앵무새인줄 알았습니다.
더 열 받은 저는 회사 IT부장에게 이 문제를 알리고 방송통신위원회에도 문의했습니다. 그러니 본사 민원팀을 연결해주더군요. KT는 한목소리를 내는데 일가견이 있었습니다. “규정상 안 됩니다.”
제 아내가 “그럼 규정을 알려주세요. 대기업인데 규정이라면 문서로 된 게 있을 것 아닙니까.” 따지니 묵묵부답. 무조건 규정상 안 된다는 일관성을 보여줍니다.
인터넷은 여지껏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그냥 새로 다른 회사 것을 설치하기로 마음 먹고 진행하려고 합니다.
또 그날 옷방으로 꾸미려는 작은방에 시스템 가구 설치하러 오신 기사 분은 제가 조심하라고 일렀는데도 자재를 들다 벽에 걸린 돌출 시계를 연이어 ‘쾅쾅’ 찍어서... 제 혈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어 오후엔 이전 전셋집 주인이 자기들 마음대로 우리들교회 교표를 확 떼버린 이후 생긴 자국을 변상하라는 문제가 제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20만원 예상하고 방화문 필름 작업 기사를 보냈는데, 주인은 “아예 새 문으로 바꿔 달라”는 말도 안되는 주문을 하며 기사를 돌려보낸 것입니다. 그 기사가 찾아가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자리 피하고 돌려보내고... 한달을 질질 끌며 전세금 57만원을 돌려주지 않더니...
결국 이 사람 마음은 ‘새문으로 바꿀테니 돈은 못준다’는 말이 가장 하고 싶었던 모양이었습니다.
너무 열 받은 저는 또 버럭! “이럴 거면 차라리 법대로 하시죠.”
주인 왈 “변호사와 상의해서 알려드릴게요.”
전화 끊고 아내가 부동산에 이 문제로 따졌습니다. 주인과 잘 상의해 해결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약간의 협박과 함께 ㅋ
다행히 이 문제는 곧 주인이 20만원을 빼고 나머지를 돌려주는 것으로 잘 해결이 됐습니다. 제가 버럭 화를 낸 이후 꼬리를 낸 주인을 보며 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 하루 종일 화를 내고 저녁이 되니 목이 쉬려고 하더군요. ㅠ
불합리한 일들을 겪으며 참 많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가운데서 말씀을 통해 해석하려는 노력은 없었던 거 같습니다. 그저 이들을 어떻게 죽여야 하나 분노뿐이었습니다.
그러니 이런 사건은 계속 오더군요.
금요일에 회사에 월요일자로 기획기사 쓰려고 아이템을 발제했는데, 피곤하기도 하고 또 그날 사무실을 정탐한 결과 부장이 출근하지 않을 것을 확인하고 ‘아싸 오늘 대충해도 되겠다’는 생각에 ‘쓱’ 빼먹었습니다. 보통 이렇게 넘어간 적이 몇 번 있었거든요.
그 결과 주일 후배기자가 전화하더니 “선배 그 기사 안보이는데요.”
주일 예배 마치고 세종시 내려가는 길에 받은 전화.. 기사 쓰기도 애매한 상황에 속으로 참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믿는 자로서 안 믿는 후배에게 본이 되지 못했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오늘 말씀에 ‘믿는 자의 본’, ‘믿음의 소문’이라는 말씀이 가장 와 닿습니다. 제가 지금 가장 하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물론 기사발제를 책임지라는 명령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적용으로 내일까지 꼭 마치려고 합니다.(원래 하루로는 안 되는 기사였음..) 그리고 앞으로 남들 눈치를 보는 일 때문에 하지 못할 것을 무리해서 하는 허세도 줄여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토요일 저녁, 우리 부부가 어머니 집으로 들어오면서 사이가 소원해져... 그동안 한 달 가량 연락을 끊었던 큰 누나가 집에 갑자기 쳐들어왔습니다. 대박 당황 사건!
큰집 사촌형 부부와 함께 따라 들어와서 내내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아무 말도 안하고 사촌형과 제 대화만 오가고 있습니다. 누나는 결국 어머니와 우리 부부를 당황시키기만 하고... 그냥 조용히 있다 아무 말 없이 가버렸습니다.
잠자기 전 전화기를 들어 적용으로 누나에게 ‘와줘서 고맙다. 기분은 풀자’고 보냈습니다.
다음날(어제죠) 예배 직전 답이 왔습니다. ‘너희 둘이 잘 살면 지난 일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 너희와 감정은 껄끄럽지만 잘 사는 것 같아 기분은 좋다. 그래도 앞으로 서로 질척거리지 않고 각자 잘 살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뭐 이래.’ 영 찝찝한 마음을 갖고 세종시에 내려가고..
주일 오후 세종시 도착하고 나니... 또 당황스러운 일들이.. (도대체 언제 끝나ㅠㅠ )
금요일 목장예배 때 목장식구들 나눔 받아쓴 노트북은 물론, 기도제목이 적힌 목장보고서 등을 갖고 오지 않아 최소 수요일까지 목보작업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여기에 김형민 목사님 북셰프 추천도서 ‘자존감’을 2주전 국립세종도서관에서 대출했는데, 25일이 반납일인걸 모르고 집에서 안가져온 겁니다... 이런 낭패가.. (물론 이건 방금 대출 연기 신청이 있다는 걸 알아내서 클릭 하나로 해결)
목보가 늦어지게 된 걸 목장식구들에게 이 자리 빌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아울러 매우 당황스러움의 연속인 요즘의 사태는 말씀으로부터 멀어진 제 삶의 결론임을 인정하고, 말씀과 삶의 일원화를 통해 하루빨리 믿는 자의 본을 보이는 인생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