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4일 금요일
창세기 30:25-43
“근로계약서 갱신”
야곱의 편에서 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 결과가 불완전한 가정으로 나타났다. 장자의 복을 기대하였던 그에게 남겨진 것은 네 명의 아내와 열한 명의 아들 그리고 딸 디나였다. 이 시점에서 보면 야곱은 분명하게 행복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가 불가능하리라 여겼던 사랑하는 라헬에게서 요셉이 태어나자 그의 마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고서 외삼촌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한다. 꾀가 많은 라반이 또 다른 제안을 해왔다. 지난 십사 년 간 두 딸의 지참금을 갚기 위해 뼈 빠지게 일해 왔던 야곱에게 너의 품삵을 정하라며 근로계약서 갱신을 제의해온 것이다. 이에 야곱은 기발한 제안을 한다. 소유물을 나눌 때, 양과 염소 중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들을 자신에게 줄 것을 요청하고 라반 또한 쾌히 수락하였다. 그러고 나서 라반은 점 있는 것들과 아롱진 것들을 구별하여서 자기 아들들에게 주었다. 섞이지 않도록 삼일 길이나 떨어진 곳으로 목장을 옮기도록 하였다. 그리고 흰 양과 흰 염소만을 기르도록 하는 불평등한 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흰 양과 점 있는 양들이 섞여 있어야 야곱의 몫이 될, 점 있는 양이 태어 날 확률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라반의 술수가 여지없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요즘 회자 되고 있는 갑과 을의 이야기가 여기서도 등장하고 있다.
나무껍질을 벗겨내면서 그는 불평등한 세상을 원망하였을 것이다. 외삼촌이자 장인이었지만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이 참 싫었을 것이다. 아직도 품꾼으로만 보는 라반의 모습을 보면서 참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며 탄식하며 자신이 속였던 아버지와 형의 마음을 되짚어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하였다. 그리고 하나님을 바라보았다.
야곱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와 산풍나무의 껍질을 벗겨 흰 무늬를 낸 나무를 가축들이 다니는 구유에 세우는 일이었다. 그 자리에서 교미토록 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생물학적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점 있는 새끼들이 태어난 것이다.
불평등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는 야곱에게 하나님께서 함께 하고 계셨다. 우리가 인생길에서 넘어지고 허우적댈 때에도 주님은 늘 함께 하시는 분이시다. 내 자신이 무엇을 이루겠다고 발버둥 칠 때에는 철저하게 외면하신 듯 했지만 그때에도 기다리고 계신 주님을 만난다. 아! 오늘도 기다리시며 나를 떠나지 않으시는 성령님께 나아가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