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8 때가 이르기 전에 사무엘상 4:12-22
사무엘상 4:18 하나님의 궤를 말할 때에 엘리가 자기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문 곁에서 목이 부러져 죽었으니 나이가 많고 비대한 까닭이라 그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지 사십 년이었더라
더 안타까운 인생
전쟁터에서 돌아온 베냐민 사람이 성궤를 블레셋에게 빼앗겼다고 말하자 “엘리가 자기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습니다”. 아마 너무 놀라고 좌절해서 그 자리에서 즉사한 것 같습니다. 사실 성궤가 없는 제사장이 되어 더 이상 할 일도 존재해야 할 이유도 없게 되었으니 죽는 것이 당연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몸이 비대했다”는 것은 영육간에 나태한 말년을 보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도 “사십 년”이나 제사장으로 봉직했다니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 사십 년 동안이나 제사장으로 지낸 사람의 말년 치고는 참 비참한 최후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엘리의 처지와 저의 처지를 감히 비교해 보니 저의 상황이 그리 나은 것 같지 않습니다. 엘리는 사십 년을 제사장으로 봉직했지만 저는 하나님을 알고 교회를 들락 달락 한 지 사십 년이 되었으니 제사장과 평신도를 감히 비교할 수 없습니다. 엘리는 구십 살이 넘도록 장수한 데 비해 저는 이제 오십 대 중반이 되었으니 나이를 비교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엘리는 영육간의 나태함으로 몸이 비대해졌지만 저는 술과 육욕에 빠져 급성심근경색과 당뇨로 건강이 망가져 온전하지 못한 몸을 갖게 되었으니 이 상태로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정신 못 차리고 하나님을 떠나 제 소위에 옳은 대로 흥청망청 살다 보니 안타까운 엘리보다 더 안타까운 인생이 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제 자신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한 삶의 결과인 것을 하나님보다 자식을 더 사랑한 엘리의 최후를 보고 깨닫습니다. 그리고 “비대한 까닭”에 죽은 엘리를 보며 하나님께서 주신 인생을 낭비하고 나태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죄인지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그래도 아직 “자기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지 않고” 회개하고 돌이킬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요즈음 어떻게 사느냐 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나태와 자기 연민을 버리고 하루속히 할 일을 찾아 시작하겠습니다. 악하고 연약한 죄인에게 다시 구원의 기회를 주신 하나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