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4 화요일 사무엘상 2장 11-21절
여호와 앞에 자라니라
일주일에 세 번, 하루에 4시간씩 시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요즘, 조금 더 일해서 조금 더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일하는 시간을 두 배로 늘려서 오늘 처음 오래 일을 했는데 여간 피곤한 게 아니다. 처음엔 일하다가 다 도망갈까 봐 쉬운 일만 살 살 시키다가 점 점 힘들어진다더니, 정말로 오늘은 주방 일이란 이런 거구나, 하며 육체노동의 한계를 느꼈다.
어쩌다보니 토요일부터 3일 연속 일을 하는 스케쥴이었는데, 허겁지겁 출근하다가 교통카드까지 분실하는 바람에 퇴근 후 집까지 걸어와서 그냥 쓰러져서 잠이 들어 버렸다. 다섯 시간 정도 죽은 듯이 잠을 자고 일어나니 평소 집에서 칩거하며 TV보기만 즐겨하는 딸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엄마 먹인다며 김치 볶음밥을 만들고 있다. 그 사이에 나는 아침에 슬쩍 보고 나갔던 큐티인을 펼치고 큐티를 하고 있는 중이다.
행복한 밤이다.
노동의 댓가로 얻은 피곤함과 근육통은 심하지만, 맛이야 있건 없건 딸이 피곤한 엄마를 위해 조용히 일어나기까지 기다렸다가 늦은 밥상을 차리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느껴진다.
여전히 밤을 즐기러 아들이 나갔지만 들어올 때 엄마가 원하는 맛있는 것을 사오겠다며 카톡이 왔다.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높이는 한나의 찬양 기도는 하나님께 이제 막 젖 뗀 어린 자식을 맡기고 난 후에 올려드리는 기도라고 보기엔 좀 어이없어 보일 정도로 하나님 그 분만을 높여드리고 있다. 나 같으면 자기 자식을 좀 돌봐 달라며 하나님께 떼를 써도 모자랄 판인데 그게 아니라 그저 하나님만 높이고 찬양하다니! 정말 대단한 믿음이요, 우리가 따라할 수 없는 기도임을 느낀다.
그만큼 한나에게 사무엘은 육적 자녀가 아닌 영적 자녀였던 것임을 느끼며, 나 역시 육적인 자녀들의 전 생애를 하나님께 맡기는 온전한 믿음을 가져야 그것이 진정 내 자녀들이 받을 유산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 딸은 작년 4월 중순부터 매주 한 번씩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힘든 나에게 상담비용은 큰 부담이다. 늘 그 비용을 메우기 위해 가전제품을 인터넷 중고 까페에 내다 팔기도 하고, 지난번엔 아끼던 카메라까지 내다 팔았는데 여전히 비싼 상담을 계속 받겠다고 하는 딸 때문에 애가 탄다. 상담을 시작한 지도 벌써 1년이 다가오는데, 오늘 저녁에 김치볶음밥을 같이 먹으며 상담을 한 달만 쉬고 싶다고 딸이 먼저 제안을 한다. 그리고 자신이 아끼던 유명 메이커 자전거를 팔아 밀려있는 상담비를 내는 것이 어떻겠냐며....... 우리들 교회 목장에 열심히 참여하며 붙어있는 적용을 하니 하나님께서 우리 딸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도록 하시는구나 싶어, 정말 하나님 앞에서 자라게 하시는 것 같아서 눈물이 난다.
바라는 바, 우리 딸이 이번에 일대일 양육을 받으며 상담을 점차 줄여나가고 결국에는 끊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상담 선생님을 만나면서 내면적인 많은 것을 쏟아내는 과정이 있어 좋은 점도 틀림없이 있었겠지만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시는 일에는 손톱만큼도 못 미친다는 것을 양육을 통하여 인정하며 순종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그리고 우리 딸이 그토록 오랜 시간동안 상담에만 의지했던 것은, 내가 딸의 말을 편안하게 잘 들어주는 엄마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음이 인정되어 너무나 회개가 된다.
오늘 나는 악한 아들을 방관하는 엘리 제사장인지, 하나님 앞에 자녀들을 드리고 진정한 찬양 기도를 하는 어머니 한나인지 질문을 던져본다.
적용]
아르바이트 하는 시간을 조금 줄여 일대일 양육 잘 받는 것에 시간을 좀 더 쓰겠습니다.
딸의 일대일 양육을 위해 기도하고, 앞으로 딸과 함께 충분히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아들과 딸이 하나님의 돌보심 아래에서 자라나는 영적 자녀임을 인정하고 죽이시든 살리시든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인정하기 위해 애쓰겠습니다. (아직 완전한 인정이 안됨을 회개합니다. 계속 더 묵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