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 가지만 갖추면 되는데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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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1.22
2008-01-22(화) 누가복음 7:1-17 ‘이제 한 가지만 갖추면 되는데’
‘얘들아 몇 개 달라고 했지?’...‘두 그릇이요, 많이 주세요’
나를 깨운 아내의 새벽 잠꼬대에, 아픈 마음으로 대답을 해주니
‘아라쓰~’ 하고는 다시 잠에 빠져듭니다.
포장마차 5년 차, 만만한 경력이 아닙니다.
나는 잠시 직장에 다니면서 쉰 적도 있고, 요즘도 저녁에만 일하지만
아내는 하루 12 시간 이상의 노동을 견디느라 잠꼬대도 경지에 올랐습니다.
어떤 때는 다음 날 쓸 식자재를 주문하며 업자를 혼내는 적도 있고
낮에 있었던 재미난 대화를 재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제는 뜬금없이
아내와 내가 얼마나 함께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당신은 오래 살 것 같아’ 했더니, 이유를 묻기에
‘생업으로 단련된 튼튼한 육체에,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고 방식...
거기다 몇 년 후면 시골에서 맑은 공기 마시며 맥주도 한 잔씩 곁들일 테고
산나물 먹으며 말씀만 보고 살면 백 살은 충분히 살지 않을까...?’
‘정말?’... 환한 미소로 대답하는 아내의 옆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아내는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치명적인 단점이 그 장점을 가리고 있으니,
말씀 없이도 자기는 의롭다는, 하늘을 찌르는 자기 의...
그래서 구원의 확신은 갖고 있지만 애통함이 없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백부장의 그것과 같은 무대뽀 믿음도 없고
그럭저럭 금슬 좋은 남편이 곁에 있으니
과부처럼 긍휼히 여김을 받을만한 세상적 조건도 아닙니다.
이제 한 가지만 갖추면 되는데
경건으로, 거룩으로 이끌어야 할 남편은 아직 되었다함이 없습니다.
요즘 점포를 여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내의 육적인 고생을 덜어주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지만
내가 아직 극복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열등감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새벽에 아버지께 간구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기도를 하게 해달라고
성령의 지혜로 생업의 바른 길을 인도해달라고...
기도를 하는 중에
백부장의 믿음으로 아내를 끌어주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을 깨달을 수 있었는데
생각하면 바로 밀어붙이던, 지난날의 나를 극복한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거룩한 이름의 명함을 갖고도
담아봤자 교만뿐인 직함 몇 글자 때문에
세상 명함이 다시 갖고 싶은 나를 보며
말씀 안에서 더 깨질 수 있기를
그래서 하나님 자녀로서의 모습으로 더 다듬어진 후에
새 일을 시작할 수 있기를 아버지께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