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1 사무엘상 1;1-18
진정한 기도
(내가 마지막까지 내려놓지 못하는 것, 아들.)
어제 목장 나눔에서 ‘내가 마지막까지 내려놓지 못하는 한 가지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남편이라고 대답할까 아들이라고 대답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아들을 선택했다. 자식을 둔 어미라면 다 그렇듯이 첫 아이는 소중하고 가장 아픈 손가락이기 때문이며, 울보 떼보 둘째에 치여가며 성장한 애틋함 때문에 아들만 생각하면 더 마음이 아려온다.
이렇게 아픈 손가락, 내 아들이 목요일 오후 아르바이트하러 나가더니 밤 열두시 넘어서 ‘오늘 못 감’ 카톡 하나 남기고 안 들어 왔었는데, 문제는 토요일 새벽 세 시가 넘도록 연락이 없다.
밤 열두시부터 카톡을 해도 계속 확인을 안 한다.
새벽 세 시부터 비몽사몽간에 전화를 걸기 시작해서 두 시간 동안 열 번 스무 번을 해도 안 받는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차라리 핸드폰이 꺼져 있으면 어디서 또 술이나 쳐 먹나보다 할 텐데 분명히 벨소리가 끝까지 가고 음성녹음으로 이어지니 안 받는거나 못 받는 게 맞아서 더 무섭다.
사고가 났나? 아니다, 그러면 부모에게 연락이 오지.
술 먹고 떡이 됐나? 그럼 전화기를 꺼놓겠지.
핸드폰을 분실했나? 그럼 친구꺼 빌려서라도 연락하지 않을까??
온갖 불길한 상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낮에 목장 나눔에서 내가 가장 못 내려놓는 게 아들이라고 했더니 하나님께서 나를 시험하시나보다.
정말 지금 이 순간 아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겨서 내 인생에 또 한 번의 초상이 치러진다면 나는 그 끔찍함을 어떻게 견디고 목숨붙이를 하며 살아갈까?
과연 살 수는 있는걸까? 온갖 걱정과 초조함에 도저히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새벽 다섯 시 반이 되어 드디어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다. 핸드폰을 친구 집에 두고 공연을 한 뒤 멤버들과 얘기를 좀 하다 보니 이 시간이 되었고 엄마한테 연락하는 걸 깜빡했다고. 미안하다고.......
이 개자식은 자기가 장금이도 아니면서, 맨~날 미안하기 때문에 미안하다고 하는데 엄마는 왜 그것도 하나 못 받아 주냐며 되받아치는 놈이라서 이럴 때는 대꾸를 해봤자 내 속에 울화통만 터진다.
지 엄마는 차비 천원이 없어서 걸어서 아르바이트를 가는데 지는 택시 타고 날아왔는지 문자를 보내고 삼십분이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하더니 저걸 죽여, 살려하는 내 감정과는 상관없이 조용히 자기 방에 들어가 잠을 잔다.
나는 그 때부터 일어나 말씀을 펴고 그리운 김양재 목사님의 3,4월 큐티 칼럼을 읽은 후, 한나의 기도를 울면서 묵상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일생은 죽든지 살든지 50대 50인데, 왜 한나의 기도가 진정한 기도일까? 아마도 이미 태어날 때부터 하나님께 드리기로 작정한 아들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죽이시든 살리시든 그 자녀는 하나님의 소유이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방금 내가 연락도 없이 48시간 이상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픈 손가락, 내 아들을 기다리며 어디에 있든지 살려서 돌려보내 달라고 겁에 질려 기도한 것은 사악한 기도인 것만 같아서 눈물이 난다.
8차선 분유통 큐티가 너무 소설 같아 많이 울었다는 목원 들의 반응에 이제 큐티 좀 살살 하려고 했는데 새벽 댓바람부터 한나의 기도를 읽고 또 읽으며 과연 내 아들이 오늘 죽어 내일 싸늘한 시신으로 내 눈 앞에 있어도 내가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천국 문에 입성할 수 있을지 묵상을 하고 앉아 있으니 미칠 노릇이지 않은가!!
저녁 나절, 남편이 월세를 입금해 줬기에 고맙다는 말을 하러 전화를 했더니 남편 입에서 예상치 못한 말이 나왔다.
‘어제부터 새벽기도 나가고 있어요.'
내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잘 하셨네요, 그런데... 돈이 전부가 아닌데요.......’
남편이 대답했다.
‘나도 압니다. 무슨 말인지. 다 알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당분간은 새벽기도 계속 갈 것 같네요.’
이 큐티를 쓰는 이 시간, 남편도 어쩌면 돈이 아니라 살고 죽는 문제를 두고 하나님께 매달리며 새벽 기도를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자식이 죽어도 하나님께 전부 다 내려놓고, 한나 처럼 자식이 있든 없든 그 자식은 하나님이 주셨기에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 맞다는 것을 알고 하는 기도가 진정한 기도라면, 나는 아직은 진정한 기도를 드릴 자신이 없다. 사실 남편에게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나는 아직 여전히 돈이 전부인 유치한 인생을 계속 살고 있으면서 나도 속고 남도 속이고 있는것 같다.
죄인이기 때문에, 백프로 죄인이기 때문에.
위대한 선지자 사무엘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여로함의 아들이요 엘리후의 손자요 도후의 증손이요 숩의 현손인 엘가나에게 진정한 기도를 드릴 줄 아는 한나가 아내로 있었다.
나는 과연 남편이 짐을 싸서 집을 나간 지금, 진정한 기도를 드리며 오고 가는 사건 속에서 하나님께 나아가고 있는가?
오늘 내 대답은 '아니오' 다.
나는 그저 소설처럼 큐티쓰기에 바쁜 외식하는 바리새인이며, 어쩌면 돈이 전부가 아닌 것을 알고 새벽기도를 결심한 집 나간 남편이 더 진정한 기도를 드리는 자인 것 같만 같아서 계속 눈물이 난다.
오늘 다리 몽댕이 부러질뻔한 아들 놈이 나한테 이거 깨달으라고, 진정한 기도의 'ㅈ' 만큼만이라도 해보라고 나를 회개하게 해주니 오히려 고맙다.
적용]
연락 없이 늦게 들어온 아들에게 낮과 밤의 구분된 삶을 위해 권면하되 혈기 부리지 않겠습니다.
새벽기도를 작정한 남편에게 하나님이 손 내밀어 만나 주시고 그의 인생이 영적 후사를 낳는 인생이 되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큐티 본문을 더 오래 묵상하고 글은 좀 더 짧게 작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