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에게 이르기를 청하건대 너는 물동이를 기울여 나로 마시게 하라 하리니 그의 대답이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면 그는 주께서 주의 종 이삭을 위하여 정하신 자라 이로 말미암아 주께서 내 주인에게 은혜 베푸심을 내가 알겠나이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나오니 그는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아내 밀가의 아들 브두엘의 소생이라
그 소녀는 보기에 심히 아리땁고 지금까지 남자가 가까이하지 아니한 처녀더라 그가 우물로 내려가서 물을 그 물동이에 채워가지고 올라오는지라...
"병규야, 와이프는 안 오니?", "선배, 언니는 안 오세요?", "선배, 형수님은 안 오시나요?"
지난 주 목요일(13일) 오후 7시반 저희 회사 주최 콘서트가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있어 참석했는데... 부서 선배가, 그리고 여자 후배가, 이어 남자 후배가 잇따라 저를 보자마자 약속이라도한듯 똑같은 물음을 던집니다.
순간 당황했습니다. 속으로 생각하기를... '아니 저들은 커플 참석 안하면서 왜 나한테만 그러지?'
그래도 이내 기분이 좋았졌습니다. 부원들이 회사 행사 때마다 저를 보면 자동으로 아내를 연상한다는 자체가 기뻤고, 이제 진짜 하나가 된 기분마저 들어 뿌듯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어 '자유하게' 아내에게 전화해 "얼른 와달라"고 전했습니다. 사실 이번 콘서트에 아내를 초대하긴 했는데, 처음 있는 행사라 분위기를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에 '일단 보류'했었고, 아내는 집에서 레디 상태로 있었던 것입니다.
그 탓에 아내가 조금 늦긴 했지만, 함께 밥을 먹고 공연을 관람하고 회사 사람들과 잠깐 인사하며 교제 시간을 갖고... 이번 콘서트에 배우자를 데리고 온건 저 뿐이었습니다.(심지어 대표님도 솔로 참석) 어찌 보면 저 혼자 튀는 행동을 한 셈인데, 회사 사람들은 전혀 놀라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이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여깁니다.
작년 4월 지금 회사에 입사한 이후부터 아내는 내조모드로 돌입, 줄곧 거의 모든 회사 행사에 저와 함께 해줬습니다. 한번은 술병이 수북하게 쌓인 회식자리에 동석, 술을 마시지 않고 구별된 행동으로 하나님을 증거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 부서 사람들은 제 아내를 거의 다 알고 지냅니다. 이제 세종시에 제 아내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있습니다.
마침 돌아오는 길에 동네 친구 두명을 만나 화목함을 과시할 수도 있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우리 가족 내력상. 또 워낙 성격이 까칠한 제 힘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화목'을 아내 덕분에 이루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아내는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로...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의 언어가 '함께'라고 합니다. 그래서 비록 낯선 자리라 하더라도 제가 있으면 담대하게 발걸음을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사랑의 언어는 '선물'입니다ㅎㅎ 제 아내는 그저 소탈하게 저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고백하는 사람인 반면, 저는 반드시 그 사람으로 인해 뭔가를 얻어야 하는 속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이라고 속일 준비가 충만한 늑대과의, 개과의 동물일 뿐입니다.
이렇게 욕심 많고 치졸한 저를 남편으로 여겨주고 한결 같이 잘 순복하며 늘 필요한 우물을 길어다줄 뿐더러, 제가 부탁하는 낙타에 물 먹이는 적용도 잘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어머니 집에 들어가는 일에서도 '저는 당연히 시어머니를 모시려고 생각했어요'라고 먼저 이야기해줘 결정내릴 수 있었습니다.
아내 덕분에 성질 사납고 소시오패스 이미지가 강했던 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고, 많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내가 저를 따라다니는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제가 아내의 후광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많이 듭니다.
저를 위해 하나님께서 리브가 이상으로 잘 준비해주신 아내라고 자신있게 고백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아내에게 사랑의 언어로 감싸주지 못하고 오히려 폭력의 언어로 많이 괴롭혔는데(그제 어제 오늘 한건씩..;;), 달라질 것을 약속하며 주신 사명 함께 해나가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