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7 준비된 신부 창세기 24:10-27
창세기 24:21 그 사람이 그를 묵묵히 주목하며 여호와께서 과연 평탄한 길을 주신 여부를 알고자 하더니
고독과 침묵의 영성
이삭의 부인을 구하러 아브라함의 고향 땅으로 간 엘리에셀이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하나님에게 기도를 한 후 기도대로 이루어 주시는지 “묵묵히 주목하며” 입을 다물고 조용히 살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중요한 상황에서는 보통 말이 필요 없는 게 당연하지만 이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별로 그렇게 행동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묵묵히 주목”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묵상해보았습니다.
처음 ‘우리들교회’에 와 목장에 참석했을 때 너무나 개성 있는 한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부인과 이혼을 하고 별거 중이신데 나눌 때는 늘 부인과 재결합을 원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재결합을 원하면 좋은 감정을 가지고 부인에게 헌신하고 노력을 해야 하는데 부인을 비난하고 폄하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여자들도 만나고 계셨습니다. 거기다 목장 나눔이 맘에 들지 않으시면 불평을 하거나 화를 내거나 뛰쳐나가는 일이 비일비재 하였습니다.
처음 목장에 참석한 저는 이 집사님의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이혼을 했다면 서로가 잘못한 것이 있을 텐데 일방적으로 부인을 비난하는 것도 그렇고 재결합을 원한다면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도 그랬습니다. 거기다 나누다가 실수로 아픈 상처를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불 같이 화를 내는 모습이 아직 자기 죄를 보지 못해 회개가 되지 않은 상태인 것 같았고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한 것 같았습니다.
반면에 저는 목장에 나가 한 텀 반 동안 거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니 이 집사님을 보며 느꼈던 것이 있고 너무 지은 죄가 많아 창피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부목자로 임명되어 말 수가 조금 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할 말이 없는 죄 많고 부끄러운 인생이라 생각했습니다. 나중에 담임 목사님께서 이런 상태를 ‘고독과 침묵의 영성’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제가 그 집사님보다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말을 줄이고 제 죄를 보고 회개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엘리에셀이 회개해서 침묵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을 “묵묵히 주목”했던 영성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공통점이 있어 보입니다. 요즘도 가끔 어떤 목장에서 다투고 불평하고 비난했다는 소리가 들릴 때 마다 저는 그럴 시간에 침묵하며 자기 죄를 보거나 차라리 기도를 하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기에 항상 입을 조심해서 하나님을 “묵묵히 주목”하고, 말을 해야 한다면 가능한 부드럽고 겸손하고 진실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깨어서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