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왕 이야기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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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1.11
2008-01-11(금) 누가복음 3:18-38 세 왕 이야기
14 년 전에 돌아가신 선친이 생전에 주신 선물 중에 족보가 있는데
인쇄되어 책으로 만들어진 세상의 그것과는 달리
한지에 붓으로 써서 표구하여 액자에 담은 것입니다.
9 남매의 장남이셨지만 예수님을 영접하셨기 때문에
조상의 제사까지 추도식으로 바꾸신 분이, 암 투병 중이시던 노년에
그런 힘든 작업을 하시어 자식과 동생들에게 나누어주신 이유는
족보에 올라 영원히 기억될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는 뜻이었을 겁니다.
요즘 그 족보를 보면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 족보의 정점에 박혁거세가 있는데, 알에서 태어나
왕으로 추대되어 신라를 세웠다는 건국 설화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이 사건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면
그 시기가 예수님 탄생 50 여년 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하나님이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시던 무렵에
우리 조상은 알에서 태어났다...?
조상님과 선친께는 죄송한 얘기지만
허무맹랑한 설화에서 시작된 조상으로 시작된 족보에서
기념하고 간직해야 할 정신적 유산과 교훈이 무엇인지 아리송하기만 합니다.
과학적으로도, 구속사로도 해석이 안 되는 족보의 맨 위 조상이
왕으로 추대되어 최초의 국가다운 국가를 한반도에 세우던 시절에
유대 땅에는 두 왕이 있었습니다.
만유의 왕이신 예수님과 악하고 음란한 세상의 왕인 헤롯,
한 사람은 하나님의 기쁨이셨지만 한 사람은 사단의 분신이었습니다.
세 왕이 존재하던 당시의 상황이
지금 그대로 내 마음 속에 재현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마귀의 왕인 사단, 그리고 스스로 왕의 자리에 앉은 나...
인본적인 도리로 생각해도 두 왕을 섬기면 안 되는데
두 왕 사이를 오가며 스스로 왕이 되어 살아온 나의 지난날을 돌아보니
하나님이 태초에 정하시어 불어 넣어주신 선한 성품은 간 데 없고
내 의지로 선택하며 쌓아 온 악한 모습만 보입니다.
예수님을 만난 지 는 30 년이 넘었지만 그 성품을 닮지 못해
주님을 왕으로 모시지도 않았을 뿐아니라
교양의 수단으로 경홀히 여기며 내 목적대로 함부로 재단하여
주님의 신성은 물론, 인격까지 모독하고 말살하는 악행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악의 바벨탑을 쌓을 때마다 하나님은 그 탑을 허무셨고
돌아와 무릎 꿇을 때마다, 왕의 너그러움으로
아버지의 인자하심으로 나를 받아주셨습니다.
삼국지연의에 七縱七擒(칠종칠금)의 고사가 나오는데
촉의 제갈량이 남만 왕 맹획을 일곱번이나 잡았다가 풀어준 사건으로
맹획은 일곱번째에 이르러 배반을 멈추고 촉에 충성을 맹세했다고 합니다.
승자의 관대함과 패자의 표리부동함을 대표하는 이 고사의 교훈이
하나님에 대한 나의 배신과 용서의 역사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진정 한 왕에게 충성하는 종이 되고 싶습니다.
아버지의 기쁨이 되는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스스로 오른 왕의 자리에서 내려와
마음 한 구석에 아직도 숨어있는 사단을 진멸하고
돌이켜 행함에, 다시 넘어지지 않는 믿음의 조상으로
세상의 족보에, 하늘나라 생명책에 오르는 이름이 되기를 원합니다.
라합을 아내로 맞아 믿음의 계보를 이어간 살몬처럼
며느리와 통간하여 베레스를 낳은 유다처럼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으로 남은 연한을 채울 수 있기를
만유의 왕이신 아버지께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