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당하시되 맞대어 욕하지 아니하시고 고난을 당하시되 위협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이에게 부탁하시며 (벧전2:23)
오래전, 부당하다고 생각되었던 일처리에 대해 그 자리에선 대꾸를 못하다가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빠져 집에 와서 전화로 항의를 한 일이 있었습니다.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던 아들이 다 들었는지
“엄마.. 말을 참 조리 있게 잘 하는 것 같아..” 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내가 만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한참을 따져서 결국 사과를 받아냈고
똑똑한 엄마가 된 것 같아 으쓱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동네 병원에서 과잉진료로 거금을 날린 아들이 의사에게
항의를 해도 반응이 없자 씩씩 대며 감독기관에 고발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익숙한 그 모습이 바로 제 행동과 꼭 닮아 놀랬습니다.
아차 싶어 아들에게 이제 그만 하자고 했다가 ‘엄.마.는..???..!!!’ 하며
된통 당했습니다.
더욱 사건이 확대 될까 걱정되어 너는 바쁘니 엄마가 알아서 해결 할께..하며
중재를 하다가 제가 더 흥분해서 감정과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하고 있는 짓이 참 한심스럽고
예수 믿는 것이 알려질까 두려워 멈췄습니다.
조금만 부당해도 못 참으며 시시비비를 가리는 모습을 본을 보이며 살았습니다.
최근 우리 동네 좁은 인도에 트럭을 대놓고 채소 과일을 파는 상인 때문에 자주
오가는 길이 많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들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더 이상 가만 둘 수가 없다고 몇 번 얘기 했습니다.
구청에 신고하거나 자기가 뭐라고 하겠다고...
예전에 저 라면 동조하거나 아니면 내가 먼저 나섰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배운 대로 네가 굳이 악역을 담당할 필요가 없다고...
불편하지만 참는 것이 좋겠다고... 진심으로 설득했습니다.
그 후 어느날 그 병원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무성히 들려졌고 우리도 다시는
가지 않았습니다.
또 어느날은 인도에서 장사하던 상인과 트럭이 자취도 없이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습니다.
살다보면 정말 큰 피해는 손해 보는 줄도 모르게 당하고 사는 것이 참 많습니다.
항상 따지며 바르르 떠는 것들은 작고 사소한 손해나 약간의 감정손상을 입은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이제는 사람들의 눈보다... 저의 까칠한 성격에 시원함을 원하기 보다...
주님이 저를 어떻게 보고 계실까가 더 중요하고 예민해졌습니다.
그러니 웬만한 사건과 감정은 다 '그럴 수도 있지..' 가 되어서 피곤하게 살지
않게 되어 갑니다.^^
감사하게도 이제 저에게 부당함이란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이란 새로운
가치관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지독하게 안 되는 것들은 가족들과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시작도 끝도 없이 인내해야 할 감정이 계속되며
묻고 따질 수도 없는 일상이 저에게 마땅한 고난이지만 버겁습니다.
선을 행함으로... 즉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다가 받는 애매한 슬픔은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하나님께 패스하며 가면 아름답다 여겨 주시는데...
이 땅의 나그네로 사는 동안...
저의 불순종의 결과로 밟히며 참아야 할 일이 더 많은...
그래서 전혀 할 말이 없는... 참으로 어리석은 인생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