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31일
--------
그 사람들이 그들을 밖으로 이끌어 낸 후에 이르되
도망하여 생명을 보존하라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고
산으로 도망하여 멸망함을 면하라
- 창세기19장17절
휴일에 산을 오릅니다.
처음 쉬울 것 같은 산 오르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듭니다.
숨이 차오르고 갈증도 납니다.
힘이 드니 이쯤에서 쉬다가 내려갔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처가에 갔던 어느 날입니다.
어느 곳에 나들이를 나갔는데 처남이 산에 들렀다가 가자고 합니다.
산 위에가면 너무 멋진 곳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식구들 모두가 산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가파르지 않던 길이 경사가 급해지며 바위도 넘어야하고 길도 험해집니다.
처남은 조금만 더 가면 시원하고 멋진 곳이 있다고 계속 '조금만 더' 하고 독려하지만
그 '조금만 더'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철 난간을 잡고 바위를 올라야하고
더 험한 길만 계속됩니다.
나는 '여기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식구들은 산을 더 오르고 중턱에 혼자 남았습니다.
가쁜 호흡이 가라앉고 땀을 식히고 주변 경관을 구경하고 나니 무료해지기 시작합니다.
괜히 홀로 남았나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기다린 후 식구들이 내려 왔습니다.
정상에 다녀 온 아내에게 한마디 싫은 소리를 들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정상인데 그걸 참지 못하고…….'
내 삶이 이랬습니다.
하다 힘들면 중도에 포기하는 끈기 없는 인생이었습니다.
그래픽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그 길이 아니다 싶어
어쩌면 쉬어보이는 사진을 차선책으로 삼아봤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길도 쉬운 길은 아니어서 결국 중도에 머무르고 있는 꼴이 되었습니다.
오늘 구원을 앞에 두고 적당한 선에서 안주하려는 롯의 모습에서
내 신앙의 모습, 나의 살아온 모습을 보게 됩니다.
여기까지 하는 나약하고 게으른, 그리고 두 갈림길에서
우왕좌왕하며 갈팡질팡하며 결단을 못하는 우유부단함.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것 같아 끝을 보지 못하는 끈기 없음.
이것이 내 삶의 모습이었고 내 신앙의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롯의 세속적 선택이 실패를 가져오는 결말을 보면서
우리들 공동체에 와서 세상적 실패는 했어도
신앙적 실패는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오늘 산위로 가라 하십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그대로 따를 수 있는 순수함이 회복되기를 원합니다.
‘산 위가 더 나을까?’ ‘산중턱이 더 낫지 않을까?’ 하며
주저주저하는 두마음을 정리하게 해주시고
산 위에 바로 서게 되는 믿음 되게 이끌어 주시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