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맺어줘야 할 사람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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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8.01.02
2008-01-02(수) 누가복음 1:18-25 ‘관계를 맺어줘야 할 사람들’
18 사가랴가...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 내가 늙고 아내도 나이가 많으니이다
‘저는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까?
만약 주께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영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영혼이 없다면, 예수님이시여, 당신도 진실이 아닐 것입니다’
테레사 수녀가 하나님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쓴 편지의 내용입니다.
테레사 수녀는 이러한 번뇌로 한동안 기도를 하지 않은 적도 있고
자신의 미소를 ‘모든 것을 감추려는 가면’ 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으며
선교하는 자신의 모습을 ‘위선’으로 단정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아론의 반차가 이어져 성스런 제사장의 직무를 수행하는 사가랴가
자신의 신분을 모를 리 없으며 아브라함의 수태를 모를 리 없는데
이런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사람이기 때문에
테레사 수녀나 나와 같은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 앞에 의인이었던 사가랴도, 자신이 늘 가르치던 조상의 믿음을
자신과 관계없는 성경 속 역사로만 생각했던 것은 아닐지...
테레사와 사가랴...
사가랴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만 테레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둘 다 2000 년의 시간차를 두고 하나님의 열심으로 평생을 헌신한 사람들이지만
우리에게 비쳐지는 그들의 삶은 극명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생전에 성녀라 추앙 받던 테레사는 폐기되기를 바랬던 편지 때문에
하나님 앞에 부끄러움을 당하는 사람이 되었고
되었다함이 없는 고백을 토설한 사가랴 부부는
사람들 앞에서 더 이상 부끄러움 당하지 않는 은혜를 입습니다.
‘믿음이냐 행위냐’의 문제로 해석해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카톨릭과 기독교의 문제로 분석해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테레사 수녀와 같은 삶을 살지 못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가랴를 닮아 하나님 앞에 의로운 삶을 살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며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 해 첫 날, 영업을 하느냐 마느냐, 고민이 많았었는데
영업을 했던 어제, 날씨는 춥고 손님이 없어 양념은 졸아붙고...
간 맞추느라 하루 종일 진땀을 흘리면서
좌우에 늘어선 이웃 포장마차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성당에 다닌다고 절에 다닌다고 나와는 관계없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하나님과 관계있는, 관계를 맺어줘야 할 사람들임을 알게 하시려고
그 추운 날 문을 열게 하신 우리 아버지
또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