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마 탈 그 날
작성자명 [박종열]
댓글 0
날짜 2007.12.26
2007-12-26(수) 사사기 19:22-30 ‘꽃가마 탈 그 날’
26 동틀 때에 여인이 자기의 주인이 있는 그 사람의 집 문에 이르러
엎드러져 밝기까지 거기 엎드러져 있더라
한 남자의 타락으로 시작된 비극은
한 여자를 죽이고 민족의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한 많은 이 세상 야속한 님아 ...
본문의 여인도 야속한 님을 원망하며 숨을 거두었을 겁니다.
한 남자의 첩으로 들어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죄를 짓고
용서한다며 데리러 와준 남편을 따라 나선 길이 죽음의 길이 될 줄이야..
위험에 처하자 자기 부인을 서슴없이 내어준 그 남편이
날이 밝자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이유가
레위인으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하기 위함이었다면
그 위선과 가증스러움이 하늘을 찌르고도 남습니다.
한 번 꼬이기 시작한 실타래는 점점 엉켜만 갑니다.
멈춰야 하는데 이제는 ‘이판사판 갈 데까지 가보자’의 심정이었을 겁니다.
2003 년 망하기 직전의 상황이 그랬습니다.
무리하게 도전한 새 사업이 꼬이기 시작했을 때 돌이킬 타이밍을 놓치고
정함이 없는 재물을, 내 것이 아닌 재물을 잡으려고 점점 무리를 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 가장 잘못 둔 무리수는 자금의 조달에 아내를 끌어들인 것이었습니다.
남편을 믿고 이곳저곳에서 사채를 빌려온 아내는
남편의 사업이 잘못되자 졸지에 주 채무자가 되었고
불량배에게 아내를 내준 레위인처럼 나는 아내 뒤에 숨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아내가 말해주지 않은 채무가 있습니다.
아내가 갚아나가고 있는 채무 때문에 아내에게 전대를 맡기고도
그게 마치 아내를 믿어주는 것인 양 생색을 냅니다.
나는 아내에게 다 맡기는 사람이라고...
그래도 아내는 여전히
말씀보다 남편의 다정한 말 한마디에 더 위로를 받고
약속의 말씀보다 남편의 허풍이 더 믿음직스런 모양입니다.
하나님보다 남편의 사랑이 더 절실해서
오늘도 남편이 육적으로 회복되기만을
그래서 꽃가마 탈 그 날을 학수고대하는 아내를 위해
하나님의 안식 속에서 아내에게 안식을 주며
연민과 회한의 성탄을 애들 없는 집에서 함께 보냈습니다.
밥 차려주고 찜질기 데워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