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라고 하실 때까지]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였던 노아가 (창10:9) 방주를 만들었는데,
어려서부터 마음에 계획하는 바가 악했고 (21절)
갈 곳 없는 세상인 줄 모르고 이 쪽 저 쪽 방주 바깥만 탐색하는 까마귀 같았던 (7절) 이 죄인이,
하나님의 은혜로 불러주셔서 지금 우리들 방주 안에 탑승해 있습니다.
하나님이 종류대로 불러 모으신 정결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 중에서
저는 어떤 종류의 짐승인지 아직도 그 종류를 몰라 나 자신의 객관화가 안 된 부족한 자이지만,
그저 기억해 주셔서 창궐했던 죄악과 그 후폭풍의 고난을 마르게 하신다고 일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예전에 다니던 한 교회에서 창세기 성경 퀴즈대회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의 노아 방주 사건은 그저 숫자화 되어 문제가 나왔었습니다.
노아가 방주 안에 정확히 며칠 있었죠? 노아가 방주에서 나왔을 때 몇 살? 뭐 이렇게.......
그 숫자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온 교인이 선교회 별로 모여서 열심히 계산기 두드리며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열심히 창세기를 분석(?) 했지만 내 삶은 방주를 나온 까마귀처럼 세상을 왕래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나오라고 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온갖 요동치는 일들에 일희일비 하던 자였습니다.
요즘 저에게 인내를 요구하는 사건은 바로 아들의 생활 패턴입니다.
어려서부터 겉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안으로 삭이는 것이 천성인 아들은 요즘 밤이 낮, 낮이 밤이 되어 삽니다.
아빠가 집에 있을 때는 눈치를 보느라 밤 12시에서 1시 사이에는 꼭 집에 들어왔었는데, 아빠가 집을 나가자 아들에게는 해방감과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귀가가 빠를 때는 새벽 1시에서 2시, 늦을 때는 새벽 4시에서 5시, 혹은 그 다음 다음날 새벽일 때도 아주 많습니다. 집에 들어오면 꼭 잠들기 전에 캔 맥주를 큰 것으로 두 개씩 마시고 밤 활동(?)으로 주린 배에 편의점에서 사온 간식을 채워넣고 쓰러져 잡니다. (아들은 인디밴드 두 군데에서 타악기를 연주하는 실용음악 전공자입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큰 문제는 주일날 벌어집니다.
이미 밤과 낮이 바뀌어 살고 있으니 주일 낮에 일어나서 교회 가는 일이 쉬울 리가 없지요.
제가 직장 목장에 속해 있을 때는 예배 중간에 전화를 몇 통씩 하고 카톡을 끝없이 해야 간신히 일어나서 예배 다 끝날 때 되어서야 교회에 오고, 아예 못 오는 일이 다반사였으며, 목장에는 얼굴만 비추고 밴드 연습이 있다며 다시 총 총 교회를 떠나곤 했습니다.
이제 제가 낮 목장에 속했으니 어제는 작정하고 아들을 깨웠습니다. 아침 일곱 시에 잠 든 아들을 열두시부터 오분 간격으로 목이 터져라 부르고 두들겨 깨워 밥 먹이고 씻겨서(?) 3부 예배에 데리고 가니 예배 10분 지각이었습니다.
아들은 우리들 교회로 온 이후에 특이한 행동이 하나 생겼는데, 목사님 말씀에 항상 눈물을 흘리는 편이고 그런 날은 꼭 저에게 어떤 식으로든 표현을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화장도 안 한 남자애가 눈물을 옷자락으로 훔쳐도 되는데 꼭 저한테 휴지를 달라고 하며 눈물자국을 보여준다든지, 자신이 얼마나 은혜를 받았는지 저한테 카톡을 보내거나 전화를 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아, 이 녀석이 이제 교회 좀 착실히 다니겠구나~~ 기뻐했지만, 이 후에도 예배시간에 얼굴만 들이밀거나 아예 못 일어나는 일이 반복되어 사람을 실망시키니 이제는 그 눈물이 이해가 안 되어 화가 납니다.
지난 분기에 양육반 신청을 스스로 했던 이유도 양육반을 마치고 드럼 봉사를 하게 되면 찬양단 이라는 책임감에 지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더니 숙제 제출을 안 해서 통과를 못했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저에게 물이 마르고 땅이 보일 때까지 방주 안에서 아들을 기다려주는 인내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나를 기다려주신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에 비견할 바가 못 되는 하찮은 인내인데도 불구하고, 아들을 깨울 때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잔소리를 참느라 뒷목이 뻣뻣했던 제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사춘기가 시작될 때 새 아빠를 만나 많은 것을 참고 살아야 했기에, 나 좋자고 했던 저의 재혼이 아들에게 너무 큰 고난이었음을 생각하니 미안함에 눈물이 납니다.
아들이 기다리고 참았던 세월이 12년이었는데, 저는 엄마니까 24년을 참으라 해도 군소리 없이 참아야 함을 깨닫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오라고 하실 때까지 아들이라는 방주 안에 잘 갇혀서 기도하며 섬기겠습니다.
기도하고 참다보면, 하나님께서 문제 엄마인 저 때문에 지금 저 모습이 된 아들을 바꿔주시고 다독이시고 은혜 입히시어 예배를 반드시 중수하는 귀한 아들, 찬양단의 일원으로 섬기게 하실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회개와 감사]
지난 며칠간, 과거에 불신 결혼한 죄와 제 평생에 가득했던 부패한 죄와 계획들이 떠올라 죄책감에 마음이 우울하고 무기력했으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회개 할 용기가 나지 않아 큐티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주님, 용서해 주옵소서.
이번 주일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서 사울처럼 죄책감에만 시달릴 뿐, 죄를 당장 회개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깨닫게 하신 것에 너무도 감사를 드립니다.
적용]
1. 아들의 밴드 활동을 인정해주고, 새벽에 들어왔을 때 먹을 간식을 준비 해놓는 엄마가 되겠습니다.
2. 방주에서 나올 수 있게 물을 말리시는 하나님의 일하심이 끝날 때까지 잘 참는 엄마가 되고, 아들이 방주에서 나와 세상을 왕래하는 까마귀가 되지 않도록 예배 때마다 열심히 깨우고 씻겨 데리고 가겠습니다.
3. 아들의 술 문제와 장래 문제, 인생의 앞길을 주님 앞에 내려놓고 주님께서 일하시도록 뒤에서 잠잠히 기도하는 엄마가 되겠습니다.
4. 내 기분과 마음이 우울하고 힘든 날, 본문 말씀이 너무 찔려서 큐티 하기 싫고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힘든 날에도, 정결한 짐승과 부정한 짐승이 종류대로 공존했던 방주를 기억하며 꾸준히 쉬지 않고 큐티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