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열심히 자판을 두드립니다.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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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12.21
2007-12-21(금) 사사기 17:1-13 ‘오늘도 열심히 자판을 두드립니다’
2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내 아들이 여호와께 복 받기를 원하노라
13 ...레위인이 내 제사장이 되었으니 이제 여호와께서 내게 복 주실 줄을 아노라
요즘 애들은 키 크고 얼굴 작은 걸 최고의 복으로 생각한답니다.
나머지는 다 고칠 수 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외모 지상주의의 한 단면임에 씁쓸함을 금할 길 없습니다.
아내는 가끔, 얼굴 작은 자기 만나서 애들한테 원망 안 듣는 걸
고맙게 생각하라는 농담 같은 진담을 하지만
고맙게 생각할 게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아침에 일찍 나가는 딸과 밥을 먹고
늦게 일어난 아내에게 밥 차려주고 돌아서는데 ‘아빠, 수저 좀 미안’
밥까지 차려주는데 수저 달라는 게 뭐 미안한 일이라고
내가 얼마나 강퍅하게 굴었으면 요즘도 말끝마다 ‘미안 미안’ 하는지...
강퍅했었음을 깨달아가는 요즘의 삶이 복 받은 삶이라는 생각으로
과거를 하나씩 지워가고 있는데 언제 또 고질병이 돋을는지...
장담할 인생이 없다는 목사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5 그 사람 미가에게 신당이 있으므로 그가 에봇과 드라빔을 만들고...
엊그제 수요 예배 때 강당 입구에서 만난 어떤 목자님이
자기 목장의 어떤 형제님께 ‘매일 큐티하는 박집사님’ 이라고 소개함에
헨리 나우엔의 탄식이 생각났는데
자리를 잡고 앉으니 오랜만에 만난 옆자리의 집사님이
또 큐티에 대한 덕담을 하길래, ‘그게 직업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인데 오늘 본문을 묵상하며
큐티가 나의 에봇과 드라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가나 그 어머니처럼
여호와께 복 받으려고 하는 일이면 그나마 다행인데
나는 자랑할 게 없어서
사람들의 칭찬이 듣고 싶어
매일 묵상이 아닌 글 쓰는 노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래도 아버지께서
고집하는 어깨를 내밀며 목을 굳게 하여 듣지 않던 나를
치신 줄 알았는데 베푸신 사건으로 구원해주시고
자녀로서의 자존감을 갖게 해주셨으니
나도 아버지께
당신의 계명을 마음에 새기고 규례를 준행할 것을
이제 다시는 세상으로 돌아가지도
사단에게 넘어가지도 않을 것을 약속하며 증거로 남기고
그 약속이 말뚝이 되어 스스로 매이기를 원하여
오늘도 열심히 자판을 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