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여 년 전부터 극심한 수면장애에 시달려 왔습니다.
친정 쪽 식구들은 늘 몸이 약했던 제가 이제는 참 가지 가지한다며 수면장애 치료를 받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 병원에 다니는 저를 조롱했습니다.
작년에 조금 잠잠했던 불면증이 올 해, 2013년 초에 남편의 가출 사건으로 다시 시작되어 수면유도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었고, 정신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수면유도제를 처방받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썼던 기억이 납니다.
불면증을 앓아본 사람들은 그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알 것입니다.
머리가 땅에 닿기도 전에 잠이 든다는 반불면증(?)을 가진 분들을 위해 불면증의 전형적인 증상에 대해 잠시 설명을 드리자면, 몸과 마음이 극심하게 피곤해 자리에만 누우면 금방 잠이 올 것 같은 상황인데도, 눈을 감으면 갑자기 의식이 꽃이 피듯이 환하게 피어나기 시작하고 점차 또렷해지는 것이 대표 증상입니다.
단순히 커피를 많이 마셔서 잠이 안 온다든지, 너무 피곤해서 오히려 쉽게 잠이 들 수 없다든지, 생각과 고민이 너무 많아서 잠을 이룰 수 없는 것과는 약간 다르다고 봅니다. (물론 그런 것들도 지속적으로 계속되면 불면증입니다. )
의식을 깨부수는 망치가 있다면 뇌 전체를 빠개어 버리고 싶었던 날들이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제 인생을 통 털어서 가장 마음이 평안하고 잠이 잘 왔던 때는 1998년에 몇 년 간 떠났던 교회를 다시 나가면서 전적으로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살았던 때입니다.
그 때는 젊디젊은 과부로 두 아이를 업고 걸리면서 교회에 다녔는데, 어린 시절부터 그 때까지 내가 하나님을 돈과 성공을 보장하는 신으로 둔 기복신앙자 였음이 회개가 되어 정말 많이 울고, 다시 진정한 주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부르짖으며 지나간 내 삶의 죄악들을 모두 참회하는 상한 심령의 예배가 이어졌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저를 불쌍히 여기신 주님께서 몇 년 후, 새롭게 남편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셨는데, 문제는 이 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제 인생 최악의 불면증이 2001년 남편과 결혼한 직후에 오기 시작했고 저는 그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남들 같은 평범한 가정의 회복, 돈을 벌어다주는 든든한 남편이라는 꿈이 이루어졌는데 말입니다.
사실 남편은 착하고 성실하며 30대 초반에 예수님을 영접하고 교회에 열심히 다니기는 했으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신앙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남편만 다시 만나면 꿈에 그리던 온전한 가정을 회복하고 가족이 함께 교회에 열심히 나가며 주님을 섬기는 데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여겼던 제 착각이 깨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저는 그 당시에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제 마음을 스스로 모르는 척 했습니다.
그리고 제 영혼 깊은 곳은 새 남편이 제가 하나님 자리에 올려놓은 우상이라는 것을 알기에 영적인 불안감으로 극심한 불면증이 온 것이 아니었을까? 지금은 이렇게 해석이 됩니다.
예쁜 마누라가 차려주는 맛있는 아침 밥상을 기대했던 남편은, 아침만 되면 그제서 깜빡 잠이 들어 누가 출근을 하는지 마는지도 모르는 아내의 실상에 얼마나 실망을 했겠습니까?
그러나 우상 숭배의 가장 나쁜 점은 그것에 기대면 기댈수록 삶이 점 점 더 좋아질 것이라는 착각에서 헤어 나올 수 없는 것이라고 봅니다.
바로 제가 그랬습니다. 돈을 벌어다주는 남편을 우상으로 두고 하나님은 두 번째 자리에 두면서도 그것을 몰랐습니다. 남편이라는 우상의 강력한 유혹은 불면증 아내도 전부 이해해주는 넉넉함으로 다가왔고, 도저히 빠져나오기 힘든 달콤한 안식처였습니다. 불면증쯤이야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면내과에서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으면 콩 반쪽 보다 작은 하얀 약 반 알만으로도 잠이 왔기 때문에 해결이 됐습니다.
제 안에 감사가 사라지고 경배가 사라지고 시편 27편 4절의 다윗의 고백 같은 진실한 신앙의 고백은 개나 줘버렸습니다. 지난 큐티에도 언급했듯이 회복할 실로의 주소지 자체를 잊었는데, 어떻게 그것을 간절히 사모할 수가 있겠습니까?
우상숭배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제 결혼생활은 대부분 불행했고 많은 날들을 갈등 속에 살았으며, 사업과 돈 때문에 시달리고 아이들과 남편의 부조화에 속이 문드러졌지만 인내해야 한다며 저를 채찍질했습니다.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는 최악의 불면증이 오기 시작했고, 속 썩이는 딸과 가정의 문제로 화병이 와서 식도 통증 때문에 물 한 모금도 삼키지 못했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하루도 안 아픈 날이 없었습니다. 신앙은 애초에 개를 줘버렸기 때문에 그렇다 쳐도 형식적으로 유지하던 예배중독의 신앙생활은 교만과 열심을 더하고 빼기를 반복하다가 결국 선데이 크리스챤으로 몰락했습니다.
그것이 재혼 12년 삶의 신앙적 결론이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저는 항상 주일만 되면 괴로운 고통에 시달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예배 시간의 감동이나 깨달음이 현실로는 전혀 이어지지 않는 부조화에 대한 고통이었습니다. 분명히 말씀을 들으면 무언가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 같은 메시지가 들리고(?) 찬양에도 은혜를 받고 눈물이 나오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뜨거운 울컥함도 주시는데, 그 감동이 현실인 일상생활로 돌아오면 씻은 듯이 사라져서 다시 또 우울함과 괴로움과 불면과 게으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2005년에 우리들교회에 왔던 것 같습니다. 이 교회에 오면 신앙과 현실의 조화가 좀 이루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오자마자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제 안에 우상인 남편을 한 눈에 알아본 류화숙 전도사님과 목자님이 남편과의 사이에 자녀를 낳지 말고 지금 있는 아이들 잘 키우고 예배와 목장에 잘 붙어있으라며 처방을 하셨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전도사님과 목자님께서 제 안에 우상이 얼마나 질긴 고래 힘줄인지를 모르셨던 게 문제라면 문제였습니다. 살 살 달래가면서 한 줄 한 줄 끊어주시고 말씀과 공동체 속에서 조금씩 건드려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물론 이것도 제 합리화의 갈고리겠지만 저는 결국 그 처방 때문에 우리들교회를 떠났습니다.
그 후 8년 만에 남편의 가출과 이혼 요구라는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우리들교회에 다시 돌아와 매일 말씀을 묵상하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오늘 새벽 큐티 설교를 들었습니다.
“내 환경의 변화는 하나님께는 일도 아니다. 하나님이 진짜 원하시는 것은 내 마음의 변화이다. 어떤 환경에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굳건한 마음, 죄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늘 회개하기를 힘쓰는지를, 하나님은 그런 마음을 중심을 보신다. 고난이 왔다면 그것은 진짜 내 마음의 중심을 확인하는 하나님의 선하신 방법이 나에게 임한 것이다.”
“기름 부은 자의 증거는 내 마음의 변화, 그것이 삶에 나타나는 능력이다.”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고 하시는데, 저는 참으로 어리석어서 내 마음 중심에 우상이 있는 것은 보지 못한 채, 나도 역시 예배드릴 때 간절하다고, 나도 지성소에 가면 하나님을 찾고 울컥한다며, 임재를 느낀다며 항변했던 과거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지었던 대표적인 인생의 죄 몇 가지는 다 회개 했다고, 이제는 그 때 지었던 죄 외에는 회개할 것이 별로 없다며 해괴망측한 시편을 써내려갔던 제 거짓 신앙도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변하지 않는 현실과 환경과 내 육신의 고통 때문에 하나님이 이럴 수가 있냐며 괴로워했던 제가 떠올랐습니다. 주일 1부 예배 방송실 불을 켜는 것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회계입력을 다 마치고 교회 불을 끄기까지 온갖 교회 일을 다 했던 저에게 정작 현실에서는 평안이 없는 것에 고통스러워했던 지난날이 떠올랐습니다.
올 한 해, 하나님의 선하신 방법으로 이 죄인을 불러주시고, 제 마음의 중심에 하나님 그 분께만 부르짖고(2절) 오직 주님만이 나의 힘이 되시고 방패가 되시는 것을 고백하게 하심에 (3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 번 과부였던 제가 이제는 이혼 위기에 처하여 우울증으로 직장도 나갈 수 없는 또 다시 과부와 다름 없는 처지에 놓였지만, 이것이 제가 오히려 하나님만 크게 기뻐하는 사건(7절)이 되었으니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무엇이관대 이렇게 불러주셨습니까.......
2005년에 교회를 떠나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그냥 놔두면 도저히 사람 꼴이 안 될 것 같으니까 불러다 앉히시되 고난이라는 선물까지 주시면서 부르시니 감사를 더 표현 할 길이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죽는 날까지 제 인생에 왕이신 하나님 자리에 다른 우상 더하지 않고 가난하게 살며 외롭게 살며,
천국 갈 때까지 이 땅에서 최소한의 것만 누리며 우리들 교회에서 평범한 일상의 예배 잘 드리고 부르심에 순종하며 가는 것뿐입니다.
주님. 제 힘으로는 이런 평범하고 초라한 삶도 치우치지 않고 여전한 방식으로 살아갈 수 없는 죄성과 교만함을 고백합니다. 용서하여 주옵시고, 늘 말씀과 공동체에 붙어 요동치 않게 도와주사 제 기쁨과 탄식의 중심에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 계시도록 기름부어 주옵소서!!
적용과 기도]
올 해는 연약한 몸과 우울증을 핑계로 예배시간에 늘 조금씩 지각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주님 용서하여 주세요. 2014년에는 예배의 첫 찬양이 시작하기 전에 일찍 가서 미리 기도하고 준비함으로 온전하게 예배 잘 드리기로 결단합니다. 제 힘으로 할 수 없사오니 인간적인 최선의 노력을 다할 때 주님께서 도와주셔서 습관으로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은혜를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