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눈물이 겨울눈을 녹이고..
작성자명 [오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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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12.17
이십 여년만에 밟아보는 캠퍼스의 설레임은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첫날부터 시작된 스트레스로 공부라는 건
정말 때가 있다는 말을 실감하면서
하루 하루 감당해 내야할 몫은
내가 생각한것 이상으로 버거웠고 힘이 들었습니다
이왕시작한 공부이니 우선이라 여겼던 남편도
역시 가정주부로서 해야 할일을 다 하지 못했을 때
오는 화살은 정도 이상이었습니다
예전에 공부만 하던 그때 여건과는 판이하게 다른
아이들 챙기고 남편일도 근근히 도와야 하는
시간상 하루 하루가 매일 #51922;기는 삶이였고
몸이 따라주지 않음에서 오는 스트레스
내 능력의 한계를 느끼면서 오는 스트레스..
그러나 내 성격상 모든걸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습니다
그것도 여태컷 그래왔듯
잘한다는 평을 들어야 하는 내 열심으로..
우울증이 재발하고
터지기 직전의 폭탄마냥
누구든 건드리면 바로 화살이 되어 쏴야되기 직전
아는 지체가 병원을 권했고
예전 같으면 무시해버렸을 텐데
이른 아침 운전하며 앞에 차를 받아도 감각이 없을 정도의
힘든 상태에서 병원을 #52287;았고
내 삶에 처음 먹어보는 우울증 한 알의 약이 주는
위로는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안정을 찾으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이 나이에 내 아들 같은 아이들과 공부하면서
잘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그저 패스만 하자는 마음으로 바뀌기 시작했고
내 공부 하자고
가장 중요한 아이들과 남편에게 소홀히 함은
분명 하나님이 기뻐 하실일은 아니라는 마음과
그렇게 떠들어 대더니 혹시라도 한학기를 다 마치지 못하면
내가 사람들에게 받아야 할 조롱을 감당해 낼 힘이 부족한
역시 난 하나님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인정 받길 바라는
인정병이 가득한 죄인임이 깨달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울면서 수업을 나오기를 몇번
공부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고
열심히 한다고 해도 벽에 부딪히면서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정말 아무것도 없음과
지금까지 내가 했던 교회의 모든 일도 내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셨음을 고백하게 하셨고
그 이후론 이 공부조차 하나님의 도움이 없인 안됨이
뼈저리게 깨달아졌습니다
내가 이걸 왜 하나
풍족진 않지만 남편이 벌어다 주는 것으로 살아도 되는데
입술이 성할 날이 없이
내가 이 공부를 해야하는 목적을
처음 주신 사명을 되새겨보니
수업 들어갈 때의 발걸음은 도살장 끌려가는 심정이었어도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발걸음은
하나님이 또 하셨구나..하는 고백이 늘어갔고
그때그때마다 새 힘을 불어 넣어주시고
하나님이 주신 능력으로
어제 두 과목 무사히 마치며
하나님의 큰 도우심과
아이들 남편의 도움으로 그레이드 잘 받고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 기쁨과 자유도 아주 잠시..
눈이 많이오는 이곳이 지구의 온난화로
아직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았었는데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눈이 많이 내린 어제 저녘..
맨 발로 겉옷도 챙길 겨를도 없이
쏟아지는 눈물과
내 몰아실 숨조차 버거운 상황에서
눈 위를 맨발로 뛰며 집을 나와야했습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남편은 변하지 않음을 난 너무나 잘 아는데
매일을 마시는 남편의 술 문제 앞에서
안되는 내 자신을 보며
차라리 날 벙어리로 만들어 달라고...
단 한마디의 잔소리도 견뎌내지 못하는
남편을 난 너무 잘 아는데도..
내 잔소리로 변할 남편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실 일임을 난 너무 잘 아는데도..
마음속에서 오르는 혈기 누르지 못해
한마디 하면 되돌아오는 지옥을 난 너무 잘 아는데도..
키만 겨우 챙겨 맨 발로 나와
눈 오는 한 겨울 속에서
내가 할일은 우는 것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은혜를 너무 잘알기에
하나님에 대한 원망은 이젠 없습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을 인내하지 못하는
내 믿음없음에..
참을 걸..
참을 걸..하는 마음만 가득할 뿐 이었습니다
아빠가 잠들었다는 작은 아이의 전화를 받고..
오늘 주일 간밤 내린 눈으로 길은 미끄러웠고
쌓인 눈을 헤치며 운전하는데 몇번이나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밤새 울어 부운 눈을 교인들에게 보이기 싫은
내 알량한 자존심에 그냥 돌아갈까 하는 마음이
꿈틀꿈틀 내 속에서 일렁거렸지만
그럼에도 꼭 가야 할것 같은 마음이 듬은
만신창이가 된 내 영혼을 회복시킬 길은
오로지 예배임을 알기에
그리고 마음속에 사라지지 않는 확신은
하나님이 내게 주실 말씀이 꼭 있을 것같아서였습니다
30분거리를 한시간 반만에 도착해 드리게 된 예배..
태국에서 17년을 선교사로 일을 하신
선교사님을 통해 선포된 말씀을 통해서..
내가 내 가정을 선교지라 선포했었음을..
실제의 선교지에서는 어떤 열악함도 이겨내는데
내 가정의 남편의 열악함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의 믿음 없음에 회개가 되었고
나를 통해 열방이 복을 받는
복의 근원인 아브라함이라 칭해 주셨는데
오히려 남편의 입에서
나로 인해 내 가정이 망해간다고
말을 듣는
주님 만날때까지 남편을 끝까지 섬기지 못하는
사랑없는 죄인입니다
남편이 주님 만날때까지
남편의 구원이 이루어질때까지
집에서 술한잔 편히 마시게 못 만들고
늘 집을 전쟁터로 만드는 죄인입니다
지금껏 참았으면 되지 않았냐고
고개드는 생색병이 여전한 죄인입니다
돌아오는 길
남편 좋아하는 찌개거리를 사며
가정이라는 선교지는 결코
내가 편히 쉬어야하는 안방이 아니라
열악한 안방을
이 겨울 따뜻한 안방으로 만들어 갈 책임이 내게 있음을 되새시며
아픔에 대한 기억이 있음은
다른 사람을 돕는 능력이 된다는 목사님의 말씀이
눈 내리는 이 겨울 저녘에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