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6 시편 23:1-6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고등학교 시절 맨 처음 시편 23편을 읽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구절은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라는 구절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병약하고 잔병치레를 많이 했다.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을 하거나 약을 먹고 방에 가만히 누워 있는 날이 많았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이것저것 상상과 공상의 세계에 빠져드는 것뿐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아주 어릴 때부터 내 머리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복잡하게 돌아가느라 매우 바빴던 것 같다.
육체나 환경이 남들과 많이 다르다는 것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정신상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어려서부터 나는 생각했다.
내가 어렸을 때 체력은 국력이라는 표어가 유행이었는데, 나는 늘 그 표어를 보면서 ‘체력은 국력이 아니라 정신력’ 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나약하고 복잡한 나 자신이 무척 싫었고 감당하기가 참 힘들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 즈음에 친척 아저씨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생겼고, 그 일 이후로 나는 점 점 더 여러 가지 현실도피적인 상상을 많이 하며 지냈고, 당시 즐겨보던 동화책이나 만화책과 연결 지어 비현실적인 생각에 더욱 심취하게 되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몇 번 더 같은 사람에게 반복적인 성추행을 당하자 상상의 나래는 자연스럽게 성적인 방향으로 치달았고 그것은 쉽게 내 영혼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나의 성추행 경험은 어른이 되고 나서도 아무에게도 말을 못하는 비밀 사건이 되었고, 성경이란 걸 읽기 시작한 고등학교 시절, 시편 23편을 읽으면서 나는 하나님께서 내 더럽고 추한 상상과 공상의 세계를 건드려서 한순간에 뿅~하고 변화시켜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교회를 다녔고 하나님을 믿었지만 성적 상상력은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고, 이런 내가 커서 뭐가 될지 정말 한심했으며 나만의 비밀이라는 생각에 더 더 괴로웠다.
아동기를 거치고 소녀로 성장하면서도 나를 끈질기게 따라 다니며 괴롭히는 성적 상상의 세계를 정말 빨리 끊고 싶었고, 그것은 결국 아주 이른 결혼이라는 탈출구로 이어지게 되었다.
스물두 살에 신앙도 전혀 없는 첫 남편과 충동적으로 동거를 시작하고 임신이 되자, 반대만 하던 어른들도 포기를 하며 결혼식을 올려주었고 스물세 살이 되던 해 1월 지금의 아들을 낳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부모들의 도움도 없이 가난한 살림을 꾸려가며 자녀를 양육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많은 날들을 눈물로 지새웠고 아이를 올바르게 양육한다기보다 그저 같이 큰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처럼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참 힘겨웠던 시절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결혼 6년 만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자 나는 졸지에 스물일곱에 어린 남매를 둔 과부가 되었다.
이런 삶을 살아온 내 영과 육은 모두 지쳐 있었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듯한 인생길을 지나왔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기에, 스물아홉에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한 후에도 이 시편 23편의 말씀은 여전히 내게는 이루어지지 않은 그저 다윗의 시편일 뿐이었다.
그 후 7년의 과부 살이와 교회 안에서 만난 청년과의 두 번째 결혼이 있었으나, 이 또한 올 해 1월에 12년간의 결혼생활의 결론으로 남편의 이혼 요구와 가출 사건이 발생하며 끝이 나게 되었다.
남편이 따로 방을 얻어 집을 나간 2월 한 달은 슬퍼하느라 제정신이 아니었고, 3월에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우리들교회로 스스로 걸어 들어와 등록을 하고 이제 내가 붙어 있을 곳은 우리들 공동체와 김양재 목사님뿐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목장에 참석하고 말씀을 사모했더니, 바로 오늘, 이 본문을 묵상하는 나에게 지난 세월 그토록 아멘이 안 되던 1절 말씀에 저절로 아멘이 되는 나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주님께서 나의 돌보시는 목자가 되신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 내가 세상 그 어느 누구보다 축복받은 인생임을 확신하게 되다니!!!
정하야, 정말 니가 맞니??
절대자의 강한 팔이 아니면 죽었다 깨어나도 소생할 수 없을 것 같던 음침한 네 영혼, 사망의 골짜기를 더듬으며 탈출구가 없어 힘들어하던 우울한 너의 영혼은 어디로 간 거니?
분명히 지금 남편이 집을 나가고 이혼이 코앞에 있으며, 딸과 함께 매 주 정신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돈 한 푼 벌지 못하는 이 상황에서도, 주님께서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것이 믿어지니?
어린 시절부터 나를 끝없이 괴롭히던 복잡한 생각과 상상과 음란한 공상들이 빚어낸 우울증과 연약한 육신뿐인 나를, 두 번째 남편이 있었으나 남편을 하나님 자리에 올려놓았기 때문에 여전히 영적 과부였던 나를,
주님은 불쌍히 여기시고 기억하셔서, 나에게 진짜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과 가치관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는 김양재 목사님의 말씀이 들리게 인도 해주셨다.
죄 덩어리인 나에게 귀한 공동체를 허락하셨고, 날마다 말씀을 볼 수 있는 환경을 허락하셨다.
이것은 전적인 축복이요, 복 있는 삶인 것을 나는 백 프로 인정하고 너무 감사하고, 너무나 세상에 외치고 싶다.
이게 말씀이구나. 이제 들리는구나. 이제 보이는구나. 이런 생각으로 오늘 말씀을 묵상하고 있다.
내 앞 길이 막막하기 때문에 답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세상 그 누구도 아닌 주님, 그분께서, 나를 선하심과 인자하심으로 살리시고 푸른 풀밭과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실 것을 확실히 믿는다.
이미 내 영혼이 소생되어 살아나고 있다!
공동체의 귀한 처방을 받아 정신과를 다니면서 약 한 알만 먹어도 평생토록 복잡하기만 했던 머릿속이 잠잠해지는 것을 느끼며, 그동안 살아왔던 복잡하고 괴롭고 이상하기만 했던 내 생각과 행동과 삶의 결과들이 고쳐지는 것을 경험하니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소생시키시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 남들이 보기에는 내 형편이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있는 것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시어 지팡이와 막대기로 나를 안위하시리라 굳게 믿는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이 사실을 나는 이제 확신한다.
나를 이렇게 변화시키기까지 지난 수년간 우울증과 칩거와 반항으로 수고한 나의 딸에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며,
12년 동안 우리 아이들을 묵묵히 키워주다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집을 나가 준 남편에게 너무 감사하다.
두 사람이 없었다면 지금 내가 이 공동체와 목사님의 울타리 안에서 주님 말씀을 매일 보며 거룩과 구원을 인생의 목적으로 삼고 살아가기로 결단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도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이 듣고 싶어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자기가 먼저 엄마를 사랑한다며 뒤로 와서 안아주고 아직도 엄마 예쁘고 엄마 찌찌도 젊은 사람처럼 탱탱하다며 칭찬해주고 가는 우리 딸......
앞으로 매일 하루에 한 번씩 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적용을 실천해야겠다.
생각은 천만번을 하지만 입으로 내뱉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아 너무 힘이 들지만 내가 꼭 해야 할 적용, 우리 딸을 살리는 적용이라는 것을 알기에 매일 실천하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결단과 적용]
1. 딸에게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 이상 꼭 하겠습니다.
2. 매일 큐티를 기록하기 위해 일찍 일어나는 연습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늘은 평소보다 더 늦게 일어나버렸는데,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처음으로 새벽 큐티 설교를 들었다. 앞으로 매일 새벽 큐티 설교를 듣겠다.)
3. 일상생활의 예배를 잘 드리는 적용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잘 안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큐티 말씀을 한 번 읽고, 새벽 설교를 듣고 난 다음, 잠이 깨면 아침 8시에 문을 여는 개포연금매장에 가서 하루 분량의 반찬 거리를 사오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장을 볼 때 욕심내지 않고 그 날 하루에 먹을 만큼 소량을 알뜰하게 구입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우선은 여기까지. 이게 되면 또 그 다음 적용으로 넘어가며 평범하고 성실한 일상생활을 위해 하나하나 적용거리를 찾아서 적용해야겠다. 지난 세월 머릿속이 늘 복잡하고 뇌의 용량이 초과해서 뻥 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만큼 온갖 잡생각과 공상에 찌들었던 내 머리, 그 생각으로 인한 불성실한 습관과 이상하고 게으른 생활 패턴들을 하나하나 고쳐나가겠다. 주님께서 함께 하시는 내 일상생활이 바로 쉴만한 물가와 푸른 초장이 되게 해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