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4 이사야 7장 10-17절, 마태복음 1장 18-25절
[후라이팬 인격]
지난 주 목장 나눔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서 여전한 저의 인격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1월 한 달 지독하게 아프면서 여호수아 말씀 하나 붙잡고 내 삶이 살아나고 내가 예배에 온전히 마음을 쏟게 됐다고 자랑질과 큐티질을 했던 저입니다.
그런데 지난 주 수요일, 딸과 정신과 진료를 마치고 이런 저런 볼 일을 보고 집에 들어오니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수요예배가 다가왔고 목사님이 아니라 다른 분이 온다니 자동으로 게으름이 났습니다.
그렇게 핑계를 대며 예배를 빼먹고 아무런 회개도 없이 살다가,
막상 주일 목장에서 수요예배 말씀을 전하시는 목자님 앞에서 예배 안 왔다는 말을 못한 것뿐만 아니라 와서 다 들은 척하며 물어볼 때까지 말짱한 표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저는 유난히 어려서부터 잘난 척이 심했고, 습자지처럼 얄팍한 지식을 읊어대며 마치 깊은 지식인양 떠들어 댈 뿐 아니라, 잘 하는 것도 없이 이것저것 취미로 손을 댔다가 그만 두기를 반복하며 물질적으로 남편을 괴롭혔습니다.
한 징조를 구하라며 여호와의 뜻을 대언하는 이사야 선지자의 말에, 짐짓 겸손한 척하며 여호와를 시험하지 않겠다고 교만을 떠는 악한 아하스 왕이 바로 제 모습임을 고백하고 회개합니다.
요즘의 저는 고난의 시험을 통과하고 온전히 목장과 예배에 붙어 있는 전형적인 우리들 공동체 일원임을 자처하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을 통해 서지도 못한 주제에 선 줄로 착각하고 교만하기에 급급 하려는 제가 보입니다.
고난이 아무리 오고 말씀이 아무리 들려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게 바로 제 인격입니다.
인간이 백프로 죄인이기에 인간의 인격 또한 백프로 죄성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아무리 말씀이 달고 눈물이 나도 그저 여전한 죄성 백프로 인격을 가진 죄인임을 날마다 깨닫지 않으면 하루 아침에 거짓말을 하고 위선을 떨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사건이니까 쉬워 보이지만 처녀로서 잉태를 하고 구약의 예언과 이사야가 말씀한 한 징조가 자신에게 임했다는 것이 해석되는 마리아의 인격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닙니다.
저는 그저 발뒤꿈치도 못 따라갈 인격입니다.
물론 마리아도 다 같은 죄인이고 인간이지만 하나님께서 주실 만 하니까 예수님을 아들로 주셨다고 봅니다.
잉태만 두려운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전 생애를 다 지켜보면서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을까요? 제 인격으로는 그것이 다 체휼 되지도 않습니다.
요셉 역시 아들을 낳기까지 동침하지 아니하는 적용을 했는데, 그 인격 역시 훌륭합니다.
어제 낮에 아이들과 고기를 구워먹으며 잠깐 깜빡하는 사이에 가스 불을 덜 끄고 십 분 정도 빈 후라이팬이 달아오르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집에 연기가 가득 차고 나서야 급하게 불을 끄고 환기를 시켰지만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에도 그 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후라이팬이 달아오르는 시간이 십분 정도였으니 망정이지 이삼십 분 놔뒀으면 그 후라이팬은 완전히 까맣게 그을려서 복구가 불가능하고 집에 불이 나도 났을 겁니다.
오늘 아침에 묵상을 하면서 제 인격이 그 후라이팬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난이라는 가스 불에 십 분 정도 달아오르면 사방에 연기가 퍼지고 난리가 나지만 말씀으로 씻기고 닦이면 또 멀쩡해져서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이십분 삼십분 달아올라 완전히 망가지면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하나님이 다음에 또 쓰라고 제 인격을 고난이라는 불로 잠깐 연단하십니다.
불이 나기 전에, 다 타서 망가지기 전에, 말씀이 좀 들린다 싶으면 불을 끄고 환기도 시켜주시고 예배와 목장으로 씻어주고 닦아주시는데 이 놈의 여전한 인격을 가진 후라이팬이 닦아만 놓으면 겉으로 멀쩡한 것이 문제입니다.
내가 달아올라 죽을 것 같고 사방에 연기가 퍼질 때가 기억이 나야 하는데 그게 기억이 안납니다.
또다시 교만하고 핑계를 대고 참을 줄을 모릅니다.
늘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이 생각나서 아들을 낳기까지 동침하지 않는 인격이 있어야 하는데, 달아오른 고난이 식기가 무섭게 내 욕심이 올라오고 핑계와 생색과 교만이 올라와서 이것저것 타서 없어질 혈기와 죄악들을 후라이팬 위에 올려놓기 시작합니다.
날마다 말씀보고 큐티하고 후라이팬 인격인 제 자신이 요셉과 마리아의 인격으로 변할 때까지 매일 노력해야겠습니다.
결단과 적용]
1. 핑계 대며 수요예배를 빼먹지 않고 빠졌을 경우에 반드시 목자님께 먼저 말하겠습니다.
2. 고난으로 타들어가던 시절과 불을 꺼주신 하나님을 기억하며, 어떤 사건이 와도 때가 차기까지 인내하고 참는 적용을 하겠습니다. (요즘 아들이 밤을 낮 삼아 놀고 다니며 낮에는 잠만 자는데, 혈기 부리지 않고 인내하며 잘 참아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