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빚까지 갚을 수 있는 인생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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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12.11
2007-12-11(화) 사사기 11:1-11 ‘사랑의 빚까지 갚을 수 있는 인생’
어제, BMW를 타고 다니는 고등학교 동창에게서 만나자는 전화가 왔습니다.
가끔씩 만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할 때면 언제나 음식 값을 계산하는 친구라
곳간에서 나는 인심을 누리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어제는 안색이 좋지 않았습니다.
밥을 먹고 모처럼 내가 계산을 하고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이런 저런 애기를 하는 중, 그 친구도 크리스챤인지라
말씀을 주제로 그 친구에게는 해당 될 것 같지 않은 어떤 얘기를 했는데
표정이 더 어두워지더니 자신의 사정을 오픈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지금 그 꼴이라고
교만해서 벌써 넘어졌는데 수치심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고
집으로 경매 통지서가 날아오고 아내가 사색이 되는 것을 보고서야
나에게 닥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깨달아지기 시작했다고
경매를 연기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한데,
몇 년 전에 아내가 빌리고 갚지 않은 돈을 좀 갚을 수 없겠느냐고...
짧은 순간이지만 정신이 멍했습니다.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몇 년 전 사업을 시작하며 내 사무실 남는 공간을 그냥 쓰던 친구이니
아내도 잘 아는 사이이고, 당시 새 사업으로 돈이 많이 필요할 때였던지라
자금 조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아내가 빌렸을 수도 있지만
제 것 내 것 구분 않던 우정을 생각해도 그렇고
현재의 내 사정을 뻔히 알면서...
갑자기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 일고
지금까지 형제같이 느껴지던 그 친구가 강퍅한 빚쟁이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에 내 감정을 추스르고
진심으로 내가 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 친구에게 해주어야 할 말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던 건
그동안 말씀으로 양육 받은 훈련 덕분이었습니다.
우선 내 잘못을 고백했습니다.
너의 사정을 몰랐던 내 무관심을 용서해달라고...
알고 있었는데 나는 어렵고 너는 잘 산다고 생각하여 갚을 생각을 안 했다고...
내가 미안해 해야 할 일인데 네가 미안해 하니 민망하고
잊고 지낸 몰염치를 깨닫게 해주어 고맙다고, 곧 갚겠다고...
어색함을 다 해소되지 못한 채
계좌번호를 건네 받고 서둘러 헤어졌습니다.
7 입다가 길르앗 장로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전에 나를 미워하여 내 아버지 집에서
쫓아내지 아니하였느냐 이제 너희가 환난을 당하였다고 어찌하여 내게 왔느냐 하니라
입다를 미워하여 쫓아냈다가 환난을 당하여 찾아온 길르앗 장로의 모습에서
밥 얻어먹는 재미로 가깝게 지내다가
친구의 어려움을 알고는 짧은 순간이나마 멀리 하고 싶어졌던
감탄고토(甘呑苦吐)의 얄팍한 내 마음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내 죄를 볼 수 있었기에 회개할 수 있었고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어느새 빚지고 환난 당한 인생에서
갚을 수 있는 있는 인생, 환난당한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인생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말씀으로 주신 위로와 안식을
나눠줄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제 재물의 빚뿐만 아니라
사랑의 빚까지 갚을 수 있는 인생 되기를
아버지께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