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의 가혹한 형벌을 자처할 이유가...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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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12.07
2007-12-07(금) 사사기 9:7-21 ‘시지프스의 가혹한 형벌을 자처할 이유가...’
국회의원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160여 가지나 된다고 하니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주어진 권한은 얼마나 크고 많겠습니까?
헌법과 법률에 명시된 권리에 비해 의무는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모두 그 자리를 원하고, 나에게도 기회가 온다면 웬 떡이냐 할 겁니다.
능력은 자리가 만들어준다는 그릇된 가치관에 물들어
나도 시켜주기만 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생각들을 하고
대통령 후보를 거론할 때조차도 ‘그 사람’은 점잖은 표현이고
그 xx 이라는 단어를 거침없이 내뱉곤 합니다.
인간극장 촬영 당시 담당 PD에게 들은 말인데
정치 지망생들의 출연 섭외(?)가 심심찮게 들어온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 프로에 출연했던 사람들 중에 자치단체 의원이나 장 선거에 나서
프로그램의 선한 동기를 훼손시킨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합니다.
어제, 비즈니스를 하며 친하게 지내던 외국의 거래선을 만났는데
다시 손잡고 일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거절하기로 마음먹을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말려도 아내는 지금의 생업을 계속할 것을 뻔히 알면서
담대히 마음 먹고 아내 혼자 그 일을 감당케 한다 해도
내가 하는 일의 수입이 떡볶이 장사의 포기로 발생할 기회비용보다
결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이 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그런 일들을 하며 휩쓸려야 하는 세상의 관행과 타락의 유혹을
능히 견딜만한 내공이 아직 쌓이지 않았음을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는 일은 폭 넓은 전도의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아직 경건의 겉모양조차도 갖추지 못한 내가 자칫 사단의 유혹에 넘어가
시지프스의 가혹한 형벌을 자처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여러 나무에 대한 비유를 묵상하며
아비멜렉을 비유한 가시나무가 될 가능성을 나에게 물어볼 때에
열매도 없이 그늘을 만들 무성한 잎도 없이
하나님의 부르심이 아닌 세상의 부름에 더 목말라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볼 수 있음에
내 수준에 맞는 교훈의 약 재료로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쑥쑥 자랄 교만의 뿔을 제거할
영생의 만병통치약을 값없이 지어주시는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비록 가시만 무성한 가시나무의 인생일지라도
작고 볼품없는 떫은 열매에 감사함으로
그 열매가 쓰일 날을 소망하는 인생되기를
아버지께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