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의 기말고사 시험지...
작성자명 [김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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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12.07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하면서 제게는 학위를 마치는 것, 그리고 미국에서 자리잡아 저희 가족끼리 행복하게 사는 것이 지상목표였습니다. 주님을 알지 못하던 제가 정말 제가 바라는 대로 학위를 일찍 마치고 미국에서 자리잡았다면 아마 죽을 때까지 주님을 알지 못하였을 겁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런 저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다른 사람은 4~6년이면 마치는 학위를 7년이나 걸리게 하시고, 그마저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는, 정말 제게 딱 맞는 고난을 허락하셨습니다.
교회를 핍박하고 성도들을 조롱하기를 마땅히 여기던 저를 고난 가운데에서 만나주시고 학위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52일만에 중수된 성전 앞에서 울 수 밖에 없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도무지 자격 없던 제게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하신, 정말 그 한 없는 은혜 앞에서 많이도 울었습니다. 저는 그 때 이 학위는 100% 주님께서 주신 것이니 주님을 위해서 쓰겠노라고 주님께 서언 하였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많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고, 비록 비정규직이지만 국가연구기관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고,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강의도 몇 과목 맡고 있습니다. 여전히 불안정한 신분이지만, 저를 열국의 아비로 삼으시려는 주님의 뜻이 있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막 돌아와 대학에서 강의를 맡았을 때는, 어떻게든 강의 중에 주님을 증거하려는 뜨거움이 있었는데, 어느 틈엔가 그런 뜨거움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가을 학기에는 그런 노력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연구원에서 제가 맡은 연구성과를 통해 인정받고자 애쓰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사사기 말씀을 통해, 네가 나를 위해 학위를 쓰겠노라고 서언 해놓고도 세상적인 성공을 왕으로 삼았으니 너의 행한 것이 과연 진실하고 의로우냐, 이것이 내가 행한 대로 나에게 보답함이냐 라고 질책하고 계십니다.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눈물이 납니다.
오늘은 제가 맡은 과목(산불생태학)의 기말고사가 있는 날입니다. 마지막 날에야 한 학기 동안 학생들 앞에 주님을 증거하는데 소홀했던 저의 죄를 회개합니다.
아래의 글은 오늘 시험을 보는 학생들에게 제가 주님을 증거하고자 시험지 끝부분에 넣은 문구입니다. 이것 밖에 할 수 없는 저의 부족함을 주님 앞에 눈물로 자복합니다.
“산불은 재앙이 맞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있어야만 될 자연교란현상입니다.
당장의 재앙을 피하려고 애쓰지만, 결국 더 큰 재앙이 되어 돌아옵니다.
저와 여러분의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반드시 있어야만 될 크고 작은 고난들이 있습니다.
피하려고 하기 보다는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더 큰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을 힘이 됩니다.
그리고 힘들고 지칠 때마다 기억하십시오.
아프고 힘든 그 길을 먼저 가신 이가 있다는 사실을...
제가 아프고 힘들 때 위로가 되신 그분을,
여러분도 반드시 만나게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한 학기 동안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