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돌들은 무슨 뜻이니이까 하거든'(여호수아 4:21)
청량리에 있는 경동시장에 가면 혼자서 아이 셋을 키우며 생닭을 판매하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몇 십 년을 한 자리에서 팔았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오랜 시간을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그 할머니의 남편은 셋째가 10살 정도 되었을 무렵부터 밖으로 나 돌았다고 하는데 어린 시절 그 집안의 장자인 5촌 당숙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그 집에 양자로 들어가서 살게 된 쓴 뿌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5촌 당숙의 부인인 숙모(이하 '증조할머니')는 친 자식 없이 20대에 과부가 되어 그대로 양반 ‘권’씨라는 폐쇄적인 환경에 홀로 살면서, 그 지역에 양잠업을 매개체로 선교를 나온 여선교사님에게 복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양자로 온 그 할아버지를 아들로 받아들여 키우셨다고 합니다. 양자로 온 아들이 얼마나 겉돌았겠습니까? 친 엄마를 얼마나 그리워했을까요?
그러는 중에도 그 증조할머니는 양잠업을 배워서 안동 봉화군의 사방 10리가 다 그 분의 땅이 되었을 정도로 부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단 하나 밖에 없는 양자가 시마다 때마다 돈을 달라고 하면 그 땅을 팔아 밑천을 대주었다고 합니다. 그 양자 할아버지는 그 돈으로 노름을 하고, 외도를 하며 그 마음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는 끝내 둘 째 아들의 아들이 2살 때 다른 집에서 돌아가셨다고 하고 증조할머니는 며느리인 경동시장 할머니를 전도하여 교회에 다니게끔 하셨다고 합니다.
이것이 그저께 토요일 날 기력을 다 잃으시고 요양원에 계신 경동시장에서 닭 장사를 하셨던 제 친할머니를 뵙고 오면서 아버지에게 자세히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친가 외가가 함께 섬기는 교회에서 자랐는데, 외가는 모든 직분을 맡은 집안이고 친가는 남편이 집을 나가서 객사 한 친할머니 홀로 세 자녀를 데리고 나와서 섬겼던 것입니다. 이 친할머니는 저를 너무 사랑해주셨지만 그 표현의 방식이 용돈을 주시는 것이었고, 저는 그 친할머니가 돈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주일마다 교회에서 그 친할머니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찾아다니면서 제 마음속에 들었던 생각은 ‘시장에서 닭 장사를 하시는 친할머니를 창피해하지도 않고 손자가 할머니한테 정말 잘하네’ 라고 하겠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교회에 와서 할머니가 할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평생을 사셨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좀 컸다고 이제 구속사 좀 안다고 건방진 태도를 하며 목사님의 ‘결혼을 지켜야 하는 11가지 이유’를 읽어보시라고 드렸습니다.
그 후에 시간이 더 지나서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준 부모가 최고의 부모’ 라는 말이 비로소 들렸을 때에야 많은 눈물을 흘렸는데, 온 몸의 기력을 다하신 그 할머니를 내려 보면서 지난주의 적용 [가족 중에 홀로되신 할머니들을 문안 하며 믿음의 유산 물려주심에 감사하겠습니다.] 을 하려고 하니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제가 얼마나 할머니를 무시하고 이용했는지 알게 되어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연자 맷돌이 제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을 것 같았습니다.
“할머니, 수고 많이 하셨어요. 할머니 한 사람 때문에 이렇게 제가 예수 믿게 되었어요. 감사해요. 할머니.” 울면서 할머니 볼을 만졌는데, 할머니가 저를 안아주시려고 해도 손이 말을 듣질 않아 부들부들 떨기만 하셨습니다.
“이렇게 예쁜 손자가 나올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이 나눔이 오늘 이 가정에 세워진 ‘돌들’ 입니다. 제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겠습니까? 모든 것이 강한 하나님의 손이 요단의 강물을 막으신 것 때문입니다. 많은 믿음의 조상들이 바람의 사건에서, 부도와 빚보증의 사건에서, 핍박의 사건에서도 마른 땅을 밟고 건너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에 믿음을 지켜 올 수 있었고, 오늘 이렇게 나눔을 하는 저에게 까지 왔음을 고백합니다.
앞으로 항상 하나님을 경외하는 백성이 되길 원합니다. 제 아들이 제 손자가 이 나눔들을 보면서 무슨 뜻인지 물어볼 때, 이 귀한 복음을 잘 설명해주길 원합니다.
할머니는 이혼을 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항상 이 공동체에 매여 가며 아내와 믿음의 가정을 잘 지키겠습니다. 호적을 발급받아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