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행27:12~26개교기념일이라고 예주혼자 집에 있는 것이 왠지 걸려서
제가 어제 운천서 서울로 날아왔습니다.
예주와 함께 가을 사냥을 나갔습니다.
피아노학원에서 예주를 픽업할 때 선생님이랑 애들 있는데서 살짝 띄워줬더니
우리 공주가 기분이 괜찮은지 차타고 가는데 재잘재잘 말이 많습니다.
애나 어른이나 관심을 갖고 칭찬해주면 좋아하는 것은 똑같은가 봅니다.
학원에서 육학년 언니가 맨날 자기 컵라면을 사줘서
오늘은 아침에 아빠가 준 천 원으로 자기가 한턱 쐈다며
너스레를 떠는 딸이 너무 예뻐 깨물어 주고 싶었습니다.
교보문고에 들러 예주 만화책과 피아노 소품곡이 있는CD를 사면서
내 액자도 두개를 샀습니다.
핫케이크에 발라먹는 검정 꿀이 너무 달아 조금 밖께 먹지 않고
쓰레기통에 다 버렸습니다.
덕수궁은 가을로 절정을 치닫고 있었는데 주차장이 없는 관계로
차창 밖으로 이리저리 가을을 훔쳐보며
다음 주엔 각시랑 돌담길을 천천히 걸어야 겠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일부러 호암 아트홀을 거쳐 남산 순환도로 쪽으로 돌아오는데
노란 은행나무 가로수가 작년 겨울의 설경을 재촉하려는 듯
황홀한 패션을 뽐내면서 가을 남자의 시린 가슴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아,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이제는 거울 앞에 돌아와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때마다 강풍을 통해 인간의 욕심과 바벨탑을 여지없이 무수시는
하나님의 지혜를 볼 수 있는 영안을 주옵소서.
절망가운데 있는 제게 다시 한 번 빛을 보여주시고
우리 식구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만을 바라보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난파선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주시는 살롬을 누릴 수 있게 하옵소서.
특별히 에스더의 학업과 사춘기를 믿음으로 극복하게 하시고
혼자 있는 예주를 주께서 지켜주옵소서
2007.11.13/헤세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