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군에 간지 1주일이 조금 넘었는데 신병훈련소에서는 훈련 4일차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들의 훈련소 소대장이라는 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상현이 소대장이라는 말에 처음에 보이스피싱인가 하고 의심했는데 군에서 상담을 했는데..하는 말에 덜컥 내려앉은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습니다.
소대장님의 말씀은 상현이와 상담을 했는데 상현이가 나는 중3부터 군대에 오기 전까지 힘들었다. 우울증과 애정결핍이 있었고 밤에는 가위에 눌리고 귀신을 보았다. 대인관계가 되지 않아 친구도 없었다. 그래서 정신과를 다녔고 상담도 계속했었다고 말해서 사실 확인 차 전화를 드렸다고, 상현이를 A등급에 넣어서 대대장 중대장 소대장이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하겠다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문자나 전화를 하라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 한동안 요동하는 마음을 추스릴 수가 없었습니다. 아들은 소대장과 면담한 내용처럼 늘 우울과 무기력에 시달리며 낮에는 자고 밤에는 게임을 하며 소일했습니다. 저러다 군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기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제주도 아웃리치를 다녀온 이후로 자발적으로 공 예배에 은혜를 받으며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적용으로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습니다. 급기야 군에 들어가는 날 춘천 부대 앞에서 “엄마 주님 만나고 올게.” 하는 인사를 하고 부대로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아들을 놓고 오며 기적 같은 몇 개월을 보내게 하신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겠구나 하는 마음에 평강을 유지하다가도 사람이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어제 소대장님과 전화를 끊고 나서는 눈물만 나고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 곰곰 생각해 보니 아들이 소대장에게 우리들교회에서 나눔하듯이 솔직하게 말해준 것이 넘 고맙고 번제 같은 신병훈련에 화목제 같은 소대장님의 도움이라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고 오늘은 복주시고 싶어 안달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며 자존감 없는 아들에게 엄마의 무거운 마음을 애써 감추며 그가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한 귀한 아들이었음을 상기시키는 편지를 썼습니다.
상현아 우리 상현아 얼마나 힘드니???
나이가 드니 모세가, 하나님 주의 날이 날아가나이다 한 것처럼 세월이 얼마나 총알같이
가든지, 하지만 우리 상현이가 군에 들어간 그 시점부터 시간이 어찌나 더디 가는지, 우리
아들 덕분에 세월이 이렇게 느리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구나~~
상현이 덕분에 알게 된 것이 어찌 이 것 뿐이겠니?? 울 상현이가 있어서 언제나 빠른 컴퓨터를 쓸 수 있었지, 언제나
바탕화면을 정리하고 바이러스를 체크하고 고장난 프린트를 수리하고 다시 깔고 ~~ 우리와 가장 가까이 뗄레야 뗄 수 없는 컴퓨터를 울 상현이 덕분에 마음 놓고 할 수 있었구나. 요즘에 아빠가 늦게 까지 컴을 하고 있으면 상현이도 없는데 고장 나면 어쩌려고 그렇게 컴을 고생시키냐고 짜증을 마구 내고 있단다. 상현아 너의 빈자리가 구석구석 드러나는 구나
너가 없으니 시원한 물을 먹지 못하고 민숙이 무서움을 일일이 내가 해결해야 하고 라면 한 봉지도 사다 줄 사람이 없네. 너가 끓여 주던 커피생각도 난단다.
사랑하는 아들아, 힘들지, 얼마나 힘들겠니??
그래도 엄마는 홈피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면서 우리 상현이가 날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구나 한단다.
너는 죽을 맛일 텐데, 나는 우리 상현이가 오늘은 경례를 하는구나, 오늘은 총을 잡는구나, 총을 받은 느낌은 어떨까
이딴 생각을 하는구나. 엄마 진짜 철딱서니 없고 몰지각하지??
상현아 수많은 힘든 고비가 찾아 올거야.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 같은 힘듦과 매일 싸워야 할 때도 많을 거야
상현아 힘들지만 물러서지 않기를 바란다. 마음을 열고 고비를 넘기기를,,제발 아들아~~
고비를 넘기기로 작정만 하면 울 좋으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반드시 너를 도와주실 것이다. 너를 복 받게 하시려고 만세전에 택하신 그분이 너를 지켜주실 것이다. 엄마를 도우시고 오늘까지 함께 하신 그분 이란다
오늘도 마음을 열고 인상을 펴고 힘을 내거라. 아들아 오늘도 전진이다. 엄마가 더욱 빡세게 기도할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