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16:1-17)
주일 아침,
정신이 없습니다. 최소한 8시에는 급히 나가야 합니다. 판교로 옮긴 후 더 빨라졌습니다.
식탁에 앉아서 아침을 먹어본 적이 가물거립니다. 그저 차안에서 아내가 과일을 깍아주면 황송하고, 김+밥을 먹으면 더 기쁘고, 차안의 비상식량 사탕이라도 있으면 다행입니다.
그래도 배고픔을 잘 모릅니다.
주일 점심,
‘삼신’.... 잠자는데 ‘귀신’, 일못하는데 ‘등신’, 먹는데 ‘걸신’.
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1년차보고 이럽니다. 먹을 수만 있다면 화장실도 상관없고, 5분이면 국까지 다 먹게 훈련되어 있습니다. 새가족부의 모습이 꼭 병원입니다.
그래도 새가족 접대하는 도중 급히 알아서 먹는 식사가 꿀맛입니다. 5분이면 천국입니다.
주일 저녁,
이번 주는 지체들과 특별식사를 하면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평소 주일 저녁에는 초원모임, 운영위원모임으로 모이면 영락없는 도시락입니다. 사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도시락입니다. 병원에서 시간을 아끼기 위해 회의시간을 식사시간으로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도 똑 같습니다. 그래도 배는 부릅니다.
오늘 유월절 제사를 드리며 고기를 먹고, 그 다음날부터 7일동안 무교병을 먹으며 ‘애굽에서 급히 나왔음(3)’을 기억하라 합니다. 누룩으로 빵을 부풀린 시간도 없이 급히 하랍니다. 누룩없는 딱딱한 맛없는 빵을 먹으라고 합니다. 그래도 그것이 애굽에 있을 때보다 낫다고 하십니다.
제가 이렇게 하루종일 맛없는(?) 밥으로 떼우지 않았더라면, 늦잠자고, 편의대로 교회예배 다녀오고, 골프나 축구도 하고, 저녁은 돼지고기와 쌈에 와인도 한잔 섞어 일요일의 낭만을 즐겼을터인데... 주님이 알아서 무교병을 먹여 주십니다. 애굽의 때를 그리워하는 저의 ‘피’를 잘 아시는지라... 매주 쉬지않고 부지런히(?) 준비해 주십니다.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챙기느라 ‘급히 나올 때’를 놓친 기억이 많습니다. 결혼전 가치관의 방황으로 이념세상에서 빨리 나오질 못했고, 교회를 다녀도 세상성공에 담겨진 한발을 뺄 수가 없었고, 우리들공동체로 올 때도 급히 하지못해 우리가족에서 맨 꼴찌로 1년이나 더 걸렸습니다.
나의 ‘무교병’... 지금은 없어서 안될 나의 영약식, 생명식입니다, 매주 달게 먹겠습니다.
적용> 저를 우리들공동체로 끌고 온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하겠습니다. 더구나, 바쁜 중에도 아침에 과일로, 김+밥으로 챙겨주니 한번 업어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