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서 1:1-9)
어제 저녁 목장준비를 위해 허겁지겁 주차타워로 달려 갔습니다. 그런데 가면서 ‘혹시 차가 여기 없는 것 아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이른 아침 다른 대학병원에서 강의를 하고, 오전외래에 왔는데, 시간이 늦어서 전공의 선생에게 주차를 대신 부탁했습니다. 이 친구가 바쁜 나의 외래 중에 조용히 열쇠만 두고 갔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메모도 남기질 않아서, 다른 사람을 통해서 ‘주차타워 4층 옥상’에 세웠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사무실에서 가까운 4층 옥상까지 헉헉거리며 올라가는데, 왠지 불길합니다. 차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리모콘에 반응이 없습니다. ‘그러면 그렇지’ 분이 확 올라왔습니다. 시간도 없는데...
자신의 석사학위도 제대로 준비를 안해서 한학기가 늦어졌는데, 이번에도 양식이 엉망진창이어서 불안하지, 전공의 자격시험을 보기위한 조건으로 논문 3편을 만들어야 하는데, 다 되었다고 하더니만 막상 펑크가 나서 시험을 못 볼수도 있는 상태이지, 아래 전공의들간의 갈등에는 전혀 관심을 안보이지, 아무리 지적해도 가운도 깨끗이 안입지... 쌓일 대로 쌓이고, 믿음은 바닥이 될대로 되고... 정말 화가 치밀었습니다.
전화를 했더니... 멀리 있는 다른 주차타워 빌딩에 세웠다고 합니다. ‘그 한마디만 해주면 될텐데, 그게 그렇게 어렵니?’ 더 많은 말을 퍼붓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운전하고 오면서 목사님 설교를 들었습니다. 맘이 편치 않습니다. 머리 꼭대기 분이 점차 저의 연민으로 바뀝니다. ‘왜 이렇게 안되지?’ 그냥 웃어넘길 수 없을까.. 자기도 몰라서 못하고, 스스로 안되어서 안되는 것인데... 조용히 가르치는 것으로, 참고 또 참는 것은 안될까? 알고보면 모든 게 과장인 내 책임인데...
스스로가 한심해 보였습니다. ‘이게 무슨 목자야? 초원지기야?’ 답답합니다...
오히려 성품으로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웠습니다. 그러시는 분들을 보면...
큰 낙담을 해 보지 않아서, 험학한 인생을 살아보지 않아서, 체휼이 되지 않습니다. 머리로, 들은 것으로 하려니 힘이 듭니다. 자연스레 몸에 배어져 나와야 하는데, 억지로 하려니 정말 힘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어제 오는 중에 오늘 목장에 못오신다는 목원들의 문자가 계속 옵니다.
‘목자가 이 수준인데... 당연하지’
‘책망할 것이 없고 제 고집대로 하지 아니하며 급히 분내지 아니하며(7)’
‘오직 나그네를 대접하며 선행을 좋아하며 신중하며 의로우며 거룩하며 절제하며(8)’
자격이 없는 목자, 마을지기, 초원지기 입니다.
적용> 내가 먼저 챙겨주지 못함을 반성하고 차근차근 가르치며 사랑으로 교육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