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교만
작성자명 [박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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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07.09.18
2007-09-18(화) 사도행전 7:17-29 ‘모세의 교만’
오전에, 어떤 집사님과 통화하는 중에
나도 아는 그 집사님의 친구 분이 운영하는 음식점 소식을 들었는데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하다는 생각이 들어
획기적인 매출 증대 방법이 없을까 잠시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소위 대박집이라고 하는 음식점을 보면 훌륭한 맛의 기본 외에
무언가 남다른 고객 감동의 특기가 있습니다.
지금은 오리 업계의 강자로 떠오른 어떤 음식점은 개업 초기,
까만 정장을 한 남자 종업원의 무릎 꿇고 주문 받는 이벤트로 주목받았고
신설동에 있는 1000원 짜리 자장면 집, 낙원동의 1500원 해장국 집은
착한 가격으로 손님을 감동시켜 하루 종일 손님이 끊이질 않습니다.
그러나 더 벌 욕심으로 매장을 확장하거나, 가격을 올리거나, 질을 떨어뜨리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게 바로 교만을 사주하는
사단의 궤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부터 교만한 마음으로 과대평가한 자신의 솜씨와
좋은 목을 믿고 충분한 준비 없이 개업했다가 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인간의 자존적 교만이 처음부터 겸손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고난이 축복이라는 말을 참 쉽게 받아들였습니다.
맨 처음 포장마차를 시작했을 때 더 이상 겸손할 수 없는 환경을 주셨고
대박 자리가 헐려 이전 했을 때, 그 지역 노점상들의 텃세로
2년 동안 갈고 닦은 순대볶음을 취급할 수 없게 되어
할 수 없이 개발한 메뉴가 김떡순입니다.
나는 원래 교만한 사람이지만 요즘 보면 아내도 슬슬 교만해지기 시작합니다.
“저 아랫집에서 애들 먹는 거 보니 모양부터 맛없게 생겼더라.
그러니 다 남기지. 경쟁자들이 너무 약해서 뛰는 맛이 안 난다니까”
어제 아내가 너스레떠는 말이 귀엽게 느껴지기도 하고,
참많이 컸네, 저러다 코 다치지..염려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항상 깨어 있어야 하고
감사해야 하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5 저는 그 형제들이 하나님께서 자기의 손을 빌어 구원하여 주시는 것을
깨달으리라고 생각하였으나 저희가 깨닫지 못하였더라
모세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그 때 이미 깨달은 것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살인 사건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전의 일이라는 점에서
사명을 받기 전의 모세는 교만한 사람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해도 살인은 범죄인데
모세는 살인 사건을 통해 형제들에게 인정받으려한 생색과
하나님의 계획을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려 한 자존적 교만 때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기다리지 않고,
형제들의 인정을 받아서 일을 시작하려고 한 자기 열심의 결과,
미디안 광야의 고난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닐까....
모세의 삶을 설교하는 스데반의 의도가 이런 것은 아니었겠지만
모세의 살인에 이은 미디안 광야 연단의 과정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계획에 순종하지 못한 내 교만의 결과가
현재의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교만하고 믿음이 연약한 탓에
하나님이 내게 주신 사명보다는
하나님의 계획 속, 나에게 허락하실 열매가 더 궁금하고
그 열매가 풍성하기를 바라는 것도 사실입니다.